[전문의칼럼] 원추절제술로 자궁 적출없이 치료 가능

자궁경부암은 전세계 여성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선진국형 암으로 우리나라도 생활양식이 서구화되고 성문화가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자궁경부암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에서도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점차 늘고 있어 자궁경부암에 대한 이해와 예방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정상상피세포에서 시작, 발달해 정상상피에 변화가 발생하는 과정을 거쳐 상피내암, 자궁경부 침윤암으로 서서히 진행된다.

다른 종류의 암은 발생원인이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자궁경부암은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다. 자궁경부암의 발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다. 이는 성관계를 통해 매개되고, 고위험군 바이러스와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구분할 수 있다. 대개는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일과성 감염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의 고위험군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감염상태를 유지해 자궁경부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만들어 내는 바이러스의 단백질들이 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중요한 인체의 종양억제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들의 기능을 억제 함으로써 암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전혀 없으며, 대부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규칙적으로 산부인과적 진찰과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에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은 비정상적 질 출혈이다. 암 세포들이 종괴를 형성하면 이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분포가 많아지고 이곳에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란 폐경기 이후에 출혈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폐경 이전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출혈을 말한다. 이러한 출혈은 성관계나 심한 운동 후, 대변을 볼 때, 질 세척 후에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증상으로는 암 덩어리가 2차적으로 감염이 되거나 덩어리 자체에 괴사가 생기면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생겨 질 분비물이 증가한다. 또한 자궁경부암이 상당히 진행돼 주위 장기를 침윤하면 요관이 폐쇄돼 신장이 부어 허리가 아프거나 골반 좌골신경이 침범돼 하지 방사통이 있을 수 있다. 방광, 직장이 침윤된 경우에는 배뇨곤란, 혈뇨, 직장출혈, 변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 검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다. 보통 세포검사(Pap Smear)라고 불리는 이 검사는 질 내시경을 넣어 자궁경부를 보이게 한 다음 세포 채취용 솔로 자궁경부세포를 채취, 유리슬라이드에 펴 발라서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다른 진단법으로는 질 확대경검사가 있다. 자궁경부의 비정상 부위를 확대경으로 확대해 자세히 보는 검사다. 외래 진료실에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으며, 필요한 부위의 조직검사를 동시에 시행할 수도 있다. 다른 조직의 전이 여부를 알기 위한 MRI검사나 CT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상피내암 병변인 경우에는 원추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은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고리형태의 기구를 이용, 존재하는 자궁경부만을 절제하는 수술로 자궁경부에 상피내 종양을 치료할 수 있다. 치료 후 임신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침윤성 자궁경부암인 경우에는 대부분 광범위 자궁 적출술이나 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또한 비교적 초기의 침윤성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임신을 원할 경우에는 광범위 자궁경부 적출술과 복강경을 이용한 임파절 절제술을 시행해 출산을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김철중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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