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충청권 권역별 경선을 거치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커지면 커질수록, 2·3위 주자 간 비문(비문재인)을 고리로 한 원심력도 점차 힘을 받는 모양새다.

결선투표로 가기 위한 전략적 제휴일뿐이라 평가절하하기에는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지나치게 격화됐다는 진단까지 흘러나온다.

특히 당 밖에서 비문(비문재인) 패권주의를 고리로 한 연대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상황과 맞물릴 경우 예기치 못한 대선정국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민주당 충청권역 경선에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정견발표 직후 지지자들 앞에 함께 섰다. 이들은 서로 포옹하며 안 지사는 "이 시장을", 이 시장은 "안 지사"를 외치며 상호 선전을 기원했다. 안희정 캠프의 박영선 의원멘토단장과 이재명 캠프의 유승희 공동본부장도 손을 맞잡았으며, 지지자들도 환호를 보냈다.

권역별 순회투표에서 선두인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이후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려야 한다는 공동의 지향점이 생기면서 나타난 일시적 제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문 전 대표 측은 경선이 끝나면 정권교체를 위해 같이 힘을 모아야 할 하나의 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통합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에 대한 양 진영의 반감 기류는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안 지사는 본인이 직접 "질린다"는 평까지 내놓을 정도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까지 나온다.

상대적으로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던 이 시장 측도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이재명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지층 내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안 지사의 연정 주장보다 문 전 대표 측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연정 행태가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문 전 대표의 본선 직행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통합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비문 원심력이 더욱 강해지는 상황이다.

이 시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세론을 `우물 안 대세론`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문 후보의 분열의 리더십과 그 빈자리를 채우는 친재벌 기득권 대연정으로는 더 큰 민주당도, 야권 연합정부도 만들 수 없다"고 공격했다.

안 지사도 이날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는 당내에서 오랫동안 대세를 유지하면서 가장 큰 세력을 유지해왔고 현재 많은 사람이 문 후보 캠프에 있다"며 "(이들이) 당을 장악할 텐데 집권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표가 "선거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함으로 세력이 커져야 한다"고 답변하자 "답변이 적절치 않다. 한국 정치가 고질적으로 보여온 거수기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안 지사 선거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이 각각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일정 부분 빼앗아 결선투표까지 끌고간다면 문 전 대표의 확장성 한계와 비호감 표심이 움직이면서 안 지사에게 전혀 새로운 판이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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