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발견하고 나서 사냥개를 불러와도 늦지 않고, 양을 잃은 후에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일이 실패했더라도 바로 수습하면 늦지 않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 말은 중국 `전국책`에 실려 있다. 전국 시대 초나라의 양왕이 주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나라는 쇠약해져 갔다. 이에 장신이라는 신하가 향락에 빠져 있는 양왕에게 국정을 돌볼 것을 수차례 간언했으나 양왕의 향락은 계속됐다. 참다못한 장신은 양왕에게 향락을 일삼는다면 초나라는 조만간 멸망할 것이라고 직언을 했다. 그러자 양왕은 대노해 장신을 추방했다.

장신이 추방된 지 다섯 달 후 진나라가 초나라를 침범해 수도까지 점령했다. 피란길에 나선 양왕은 장신이 떠올랐다. 양왕은 사람을 보내 조나라에 머물던 장신을 불러오게 했다.

양왕은 장신에게 "이제야 내 잘못을 깨달았지만 돌이킬 방법을 찾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며 탄식했다. 이때 장신은 양왕에게 `망양보뢰(양을 잃은 후에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를 말했다. 비록 늦었지만 바로 수습을 잘한다면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어 결코 늦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좌초 위기에 처한 충북 경제자유구역인 충주 에코폴리스의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충북도도 망양보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충북의 `미래 100년 먹거리 사업`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던 이란 기업의 2조 원 투자 포기 선언과 청주공항 `항공정비(MRO)사업` 좌초에 이어 또다시 에코폴리스 무산 선언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선 도전이 유력한 이시종 지사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폴리스는 인근에 전투비행장이 위치해 있어 고도제한과 전투기 소음 등 태생적으로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의욕만 앞서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사업 포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충주지역 도의원들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요구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에코폴리스 사업추진을 두고 지역내 찬반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가 지역사회의 분열과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공자도 "허물이 있거든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라"고 했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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