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의 묵은 때를 벗겨내서 연비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각종 연료첨가제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연료첨가제의 성능시험은, 엔진을 준비한 후 깨끗이 청소한 엔진 부품의 무게를 잰 뒤, 5000㎞를 주행해서 엔진이 더럽혀진 후의 무게를 측정해서 그 차이로 엔진에 때가 얼마나 끼었는지 알아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 후 첨가제를 넣고 1000㎞ 정도를 주행한 후 엔진 부품의 무게를 측정해서 얼마만큼 때가 빠졌는지를 비교분석하는 것이다. 엔진의 출력, 연비 등의 성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최대 5% 정도까지 감소한다. 100마력짜리 엔진을 5000㎞ 정도 사용하면 성능이 95마력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첨가제를 넣어 다시 100마력으로 만들어주지만, 다시 5000㎞를 주행하면 다시 95% 성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1년에 1만5000-2만㎞를 주행한다면, 3-4개월이면 엔진이 아주 충분히 더러워진다. 이러한 엔진을 깨끗이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각종 첨가제를 사용하게 된다.

엔진첨가제 중에서 조연제의 경우는 200㎞ 정도 주행한 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엔진 청결제의 경우는 메이커 주장으로는 1000㎞ 이상 주행해야 효과가 확실하다고 한다. 보통 연료를 가득 넣고 첨가제를 넣지만 기름이 바닥 나기 전에 약 30% 정도 남았을 때 다시 주유한다고 가정하면, 처음 첨가제 농도의 3분의 1이 남아 있게 되고 2회 약 1000㎞ 정도를 주행하면 효과가 가장 좋다고 하는 것이다. 메이커에서는 연비 개선 효과가 3% 정도라고 광고하고 있다. 연간 1만 5000㎞ 주행할 경우에, 연비를 평균 ℓ당 12㎞로 가정하면, 1년에 1250ℓ의 연료를 사용한다. 연료비가 ℓ당 1500원일 경우 연간 187만 5000원이 사용된다. 그 중 3%가 절약된다면 연간 5만 6250원이 절약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3% 절약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5000㎞ 주행 후 더러워진 엔진에 첨가제 넣고, 1000㎞ 주행하면 바로 3% 좋아진다. 그 다음에는 다시 5000㎞ 뛸 때까지 지속적으로 나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연비 개선효과는 대충 1.5% 정도 된다. 연간 2만 8125원 절약되는 것이다. 1만 2000원짜리 첨가제 4번 넣는다면 손해가 막심하다. 결국 연료비 절약을 위해 첨가제를 넣는다는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첨가제를 넣게 되면 연료에 포함된 수분 등이 제거되어 혹시 모를 엔진 고장의 가능성이 낮아진다. 자칫하다가 노즐이 막히거나 해서, 수리비가 수백만 원이 나오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배출가스에 포함되어 있는 오염물질이 줄어들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오염물질 저감효과가 미미할지라도, 우리나라 전체 차량 등록 대수를 생각한다면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캐나다 자동차대기오염 관리기구인 에어 케어(AirCare)의 대표적인 문구가 생각난다. `환경은 인권에 우선한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개인의 인권을 중요시 하는 캐나다에서 환경이 인권에 우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연의 혜택은 우리 것이 아니고 우리 후손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깊이 반성할 부분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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