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1일 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끝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집단 탈당의 소용돌이 속에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지 99일 만이다.

그는 사임 이유에 대해 "제 소임이 끝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국민께 처음 약속한 대로 다시 평범한 시민인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래전부터 사임을 생각했다. 당을 추슬러서 대통령 후보를 냈으면 비대위원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다한 것이다. 이제 당이 정상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제 한국당은 선출되는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정권 재창출의 대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은 저 같은 사람의 일이 아닌 전적으로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인 위원장은 "수많은 사람의 반대와 비난, 실망, 심지어는 조롱 속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던 것은 대한민국에 진보도 중요하지만 보수도 필요하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추슬러 세우는 것이 우리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나라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과 애국심 때문이었다"고 비대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정파나 한 정당을 위한 일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저의 봉사라고 생각해왔다"며 "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고 버림받은 이 당이 저를 필요로 한다기에 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이 당에 왔다. 그리고 제 모든 것을 이 당을 위해 바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이 대한민국 역사에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우뚝 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국가를 잘 섬길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이 애정 어린 손으로 한국당을 꼭 붙잡아 주길 바란다"며 "이제 한국당을 국민 여러분과 대한민국 역사의 한복판에 세워드린다"고 호소했다.

인 위원장이 31일을 사퇴 시점으로 정한 것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대선후보와 이후 구성될 선거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미리 자리를 비운다는 취지로 해석되며, 인 위원장의 사퇴 후에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직을 대행하게 된다. 서울=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