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7프리뷰' 참여작가 인터뷰

니콜라 마센티 작가 `획대된 권한-긴팔`. 사진=강은선 기자
니콜라 마센티 작가 `획대된 권한-긴팔`. 사진=강은선 기자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는 4월 5일부터 16일까지 입주예술가 6명이 참여하는 `2017 프리뷰` 전시를 연다.

이때 테미예술창작센터에 오면 지난해 12월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4기 입주예술가 이샛별·김연희·노상희·이승현·이지영, 그리고 니콜라 마넨티(프랑스)가 작품을 볼 수 있다. 회화부터 설치, 영상까지 망라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 기간인 4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입주 작가들의 작업실이자 거주 공간인 스튜디오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도 진행한다.

같은 달 11일부터 14일까지는 작가와 시민이 직접 만나 작품 이야기를 나누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 예술가인 이샛별과 니콜라 마넨티를 미리 만나봤다. 레지던시에 참여하면 작업 공간과 작품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작가들과의 교류로 활동성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샛별 작가와 니콜라 마넨티 작가 역시 이런 이점 때문에 레지던시에 지원했다.

이샛별(46)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문자로부터 비롯된 이미지를 연상·수집·재배치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유화와 드로잉을 주로 작업하는 이 작가는 "창작센터에 입주한 건 작업의 변화를 주기 위해 실험할 수 있는 시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테미창작센터에서는 주로 페인팅 작품을 그릴 작정이다. 그는 인물과 인물을 둘러싼 환경을 그리며 표면에서 가려진 진실을 표현하는데 주력한다.

이 작가는 "현실의 세계에서 어떤 것이 유지되려고 하면 그 현상이 유지되기 위해 제거돼야 했던 것, 배제되는 것이 있다"며 "어떻게 진실을 드러내고 재구성할까 하면서 변형도 많이 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찾았던 제주도에서는 평화롭고 여유있는 제주도가 아닌, 4·3사건으로 대변되는 스산함을 느꼈다. 그는 제주 4·3사건을 담은 작품에서는 동굴과 나무로 드로잉 작업을 하면서 인물 위주였던 작업에 배경을 주로 변형시켰고 하나의 자연이 아닌 몇 개의 장면을 화면에 옮기며 4·3사건의 진실을 표현했다. 이 작가는 "작품을 시작하면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찾고 대면하려 한다"며 "침묵을 강요당했던 세월을 작품에 녹여내다 보니 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샛별은 또 다른 작가들과의 교류를 하게 되면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작업할 때 보통 집 밖에 잘 안나가는데 이 곳은 항상 오픈돼 있고 누군가 계속 확인하는 시스템이어서 작품활동에서 좋은 자극을 주는 것 같다"며 "낯선 환경 안에서 작가들과의 교류가 주는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니콜라 마넨티(36·프랑스) 작가는 설치미술과 비디오 아트를 내보인다. 이번 프리뷰 전시에서는 사회 계급관계와 명령에 대한 사유를 담은 설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마넨티는 "레지던시에 입주한 작가들과 교류하는 건 일하면서 중요한 작업"이라며 "전시 일정 등을 맞추고 작품을 생산해야 하는 레지던시 시스템이 주는 압박감이 작품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레지던시에 들어오는 건 특권이고 전시나 프로젝트가 있어 자가 발전을 할 수 있다"며 "작가들이 해주는 모니터링에 작품 확신을 받게 되고 그러면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도 한다"고 레지던시 입주의 이점을 전했다.

마넨티는 지난 6일 대전 선화동 영렬탑에서 설치미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양복을 입고 중고 나무를 잘라 만든 긴 팔을 걸쳤다. 작품명은 `확대된 권한-긴 팔`이다.

그는 양복을 입고 나무로 만든 긴 팔을 내보여 샐러리맨의 모습으로 사회의 권위적인 모습을 담았지만 우스꽝스러운 긴 팔로 권위를 풍자했다. 마넨티는 "책상 등 일상의 여러 소재로 작품을 만들 때는 재개발을 풍자한다.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하나가 무너져내리는 것. 재개발 같은 사회 정책은 하나를 세우기 위해 무너뜨린다. 그런 점을 작품에 표현했다"고 말했다. 마넨티는 지난해 부산에서도 레지던시에 입주해 다양한 사회 풍자 작품을 드로잉으로 그려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레지던시 입주를 작품활동의 촉진제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는 한글을 활용한 작품도 선보여요. 영어는 나열일 뿐이지만 한글은 조합이라는 점에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데, 작품에 담은 한글, 직접 와서 한 번 보세요."

김연희 작가는 `안락함의 요소`를 작품을 통해 관객과 공유하며, 노상희 작가는 과학적으로 측정된 스트레스 데이터를 이용한 미디어 맵핑 작품을 선보인다. `일부러 걷기`를 통해 포착된 대상을 작품에 풀어내는 이승현 작가는 개성 있는 회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이지영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흐름과 개인의 삶의 공존에 관한 영상설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테미예술창작센터는 이 전시를 시작으로 이론·기술 분야 전문가 매칭, 개인전 개최, 창작 재료비 지원 등 입주예술가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10월에는 1년 동안 입주예술가들의 창작활동 결과를 공유하는 하반기 오픈스튜디오가 열릴 예정이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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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마센티 작가 `획대된 권한-긴 팔` 사진=강은선 기자
니콜라 마센티 작가 `획대된 권한-긴 팔` 사진=강은선 기자
니콜라 마센티 작가. 사진=강은선 기자
니콜라 마센티 작가. 사진=강은선 기자
니콜라 마센티 작가. 사진=강은선 기자
니콜라 마센티 작가. 사진=강은선 기자
이샛별 작가가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품 앞에 서 있다. 작품명은 아직 없다. 사진=강은선 기자
이샛별 작가가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품 앞에 서 있다. 작품명은 아직 없다. 사진=강은선 기자
이샛별 작가의 작품. 작품은 미완성이어서 작품명은 아직 없다. 사진=강은선 기자
이샛별 작가의 작품. 작품은 미완성이어서 작품명은 아직 없다. 사진=강은선 기자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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