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의 15% 정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 부머 시대의 사회적 퇴출(?)과 평균 수명의 연장, 은퇴시기가 점점 빨라 짐에 따라 시니어들의 재취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부분 직장에서 정년을 마치고 나면 자영업 특히 요식업을 창업 하는 퇴직자가 대다수이다. 쉽게 시작 할 수 있고, 쉽게 운영 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불특정 다수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 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 보니 은퇴 후 음식 자영업자 창업 생존율이 3%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런 살얼음판 같은 곳에서 제2막 인생을 시작해야만 할까?

우리나라는 언제부턴가 3D 업종은 거의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내어 줬다. 그러다 보니 기술 축척이 안되고, 기술적 노하우도, 아니 업을 이어가는데 심각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장인 정신과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한 금형, 열처리, 정밀 가공 등 중요한 분야에 시니어를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그들의 고유 기술도 살리고, 노인 일자리도 창출하고, 회사의 인력 문제 해소에도 도움 될 것 같다.

창업이 청년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시니어들도 그간의 경험을 통해 맞춤한 창업에 나설 수 있다. 은퇴자들이 더 이상 식당에서 오지 않는 손님들을 기다리느라 애 태울 것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한 기술창업으로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활용하고 노후생활도 영위한다면 노인들을 돌보기 위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경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창업정책이 청년에 맞춰져 있다 보니 은퇴자들이 소규모 창업해도 기계구입 등 자금 부족에 직면한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소기업 운영 정도의 시설 투자비가 아닌 최소한의 비용과 장소 임차료, 기계 한 대 정도의 투자비 정도를 정부에서 일부 지원 하고 나머지는 장기 저리로 금융 지원을 한다면 은퇴자들의 지속가능한 1인 창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만약 장비가 여러 대 필요하면 몇몇이 그룹으로 모여 각자의 설비로 각자의 사업을 영위 하는 협동조합 방법도 있다. 현재 일 하고 있는 직장에서 정년을 마치고 자기가 운영 하던 설비를 활용해 1인 창업 하는 방법도 시간과 재원을 단축할 수 있다.

화이트 칼라층에 속한 시니어들의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할까? 화이트 칼라도 자기 나름의 전문 분야가 있다. 전문가 그룹을 데이터 베이스화 하여 중소기업의 필요 한 분야에 매칭하여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멘토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 하는 일에 종사 할 수 있도록 하면 환경을 조성해보자. 현재도 일부 시행 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역단위로 배분해 그 지역의 중소기업에 멘토 역할을 하여 애로 사항을 해결 해주는 멘토링 사업을 더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멘토링 사업도 비용 부분에 대해 정부가 일부 보조 하고, 해당기업에서 일부 부담 하는 형식으로 취하면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에는 젊은 시니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 다만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젊은 시니어 스스로 생각과 사고를 조금만 바꿔야 한다. 과거 좋았던 시절에 머물러 편안 하고, 급여를 많이 주고, 싶게 일 할 수 있는 그런 직장은 젊은 시니어 앞에 더 이상 없다. 그런 환상에 집착하고 매달릴 수록 시니어의 취업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어차피 노후에 특별히 정해진 일이 없다면 건강과 생활의 리듬을 위해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할 일이 있고, 내가 갈 곳이 있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한다는 행복감으로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 정답은 없지만 이런 시니어들이 많아질 수록 사회풍토도 건전해지고 활력지수도 높아지리라.

시니어들이 계속 `아, 옛날이여`를 읊조릴 수록 당장 발 밑의 오늘의 현실이 힘겨워진다. 화려 했던 지난 과거의 일상에서 탈피해 현재의 자기 모습을 재조명 하여보고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며 행복을 찾아가자.

김영근 충남경제활성화협의회장·㈜프레스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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