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60.2%·안희정 20%·이재명 19.4%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호남 순회경선에서 `대세론`을 내세운 문재인 후보가 압승하며 대선 가도에 청신호를 밝혔다.

문 후보의 우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으나, 야권의 심장부로 불리는 호남에서 6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한 것은 문 전 대표를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로 인식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당의 외연 확장에 기여하며 본선경쟁력을 키워왔던 안희정 후보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의 문 전 대표를 따라잡기에 한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2위를 차지했지만 문 후보와 40%포인트의 지지율 격차를 보였다는 점에서, 오는 29일로 예정된 충청권 경선에서 의미 있는 반전의 토대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이번 경선은 일찌감치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27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선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권 경선 결과 총 유효투표수 23만 6358표 중 14만 2343표(득표율 60.2%)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4만 7215표(20%)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재명 후보는 4만 5846표(19.4%), 최성 후보는 954표(0.4%) 순으로 집계됐다. 이날 결과는 지난 22일 치러진 전국 투표소 투표 중 호남지역 경선인단과 지난 25일과 26일 진행된 호남권 ARS투표, 이날 호남권 순회경선 대의원투표 결과를 합산한 것이다.

문 후보는 현장 투표소 투표와 ARS투표, 순회투표 등 모든 경선에서 압승하며 과반을 훌쩍 넘겼다. 가장 선거인단이 많았던 ARS투표에서만 59.9%로 60%를 넘기진 못했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75.0%, 투표소 투표에서 65.2%를 얻었다.

문 후보는 경선 승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좋은 후보들과 경쟁 속에서 기대 밖의 아주 큰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압도적 지지를 모아주신 호남 유권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호남 경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호남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과 인지도에서 앞서는 문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막판 추격전이 만만치 않아 문 후보의 과반 득표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한때 나돌았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호남 경선결과 문 후보로의 쏠림 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경선 판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경선 1라운드이자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향후 남은 세 차례(충청-영남-수도권 등) 순회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서울=송신용·광주일보=최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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