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한국문학 연구 및 창작·실기능력 키워

올 초 전영규 졸업생 문학평론분야 신춘문예 당선

신춘문예는 작가 등용문이다. 2017년에도 대전일보를 비롯한 전통의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 시인, 아동문학 작가 등 신진 작가들이 데뷔했다. 등단 작가들은 각 장르에서 문학적 역량을 발휘하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대전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부는 대전일보 신춘문예를 비롯한 다수의 신춘문예와 문예지를 통해 역량있는 작가들을 배출해 오고있다. 2010년 기존의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를 통합,국어국문창작학부로 외연을 넓히고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공통분모로 하는 연구와 이론 및 창작과 실기 능력을 토대로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탄탄한 이론적 기초와 창의적 실무 능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은 연구 및 창작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관련 분야 전반에 걸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해내는 기반이 되고있다.

문예창작학과 졸업생인 전영규 작가(33)가 올 초, `2017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분에 당선되면서 또 한번 학과의 이름을 빛냈다.

전 작가는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작가를 다룬 `박민규와 황정은 소설`이라는 문학평론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 신춘문예라는 높은 문턱을 넘었다. 문학이라는 첫발을 내딛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내가 가장 기분 좋고 편안한 상태가 언제인가를 봤을 때, 책을 읽을 때라는 것을 알았다. 다들 공감하겠지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자진해서 하는 일이 있을 거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생활까지도 집요하게 검색한다거나 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어느 순간 이 작품을 쓴 사람이 과연 어떤 삶을 살았고, 왜 이런 작품을 썼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쓸지 집요하게 알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내가 `아, 내가 문학을 단순히 취미로만 넘길 부분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 문학평론이라는 장르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평론이라는 장르가 일반 독자들에게는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쉽게 비유하자면, 평론이란 장르는 사랑하는 연인의 성감대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스러운 것을 사랑스럽다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일. 평론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누구보다도 특별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간단한 진리가 내가 생각하는 평론이다. 비판이 난무하거나 강한 어조로 상대를 지적하는 것만이 평론은 아니다. 문학작품들을 읽을 때, 어느 순간 작가들도 의식하지 못했던 시단의 흐름이나 공통된 주제의식을 감지할 때가 있다. 그 순간이 나에게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며 내가 평론에 적합한 성향이 지니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 이번 문학평론을 준비하며 자신이 졸업한 대전대학교에 도움이 되었던 사람이 있다면.

" 내게 대전대학교 문예창작학과는 정말 애틋한 곳이며 모든 것들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학과 명칭이 국어국문창작학부로 달라지긴 했지만 나에게는 문예창작학과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퇴임하신 이진우 교수님을 비롯하여 재직 중이신 정순진, 송경빈 교수님 등 그분들이 있었기에 내가 문학을 시작하여 외롭고 지루한 싸움을 끝까지 해 내가는데 있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지금은 퇴임하셨지만 이진우 교수님 덕분에 첫 문장과 필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며 정순진 교수님 덕분에 나만의 스타일과 내 고유의 시선을 만들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송경빈 교수님 덕분에 학술논문 쓰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다.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끝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은 부분이 있다. 그들도 여전히 고민하고 실망하고 좌절했다. 그와 동시에 지루하리만큼의 외로운 반복과 훈련을 이어나갔다는 것이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제각각 다르듯이, `나`라는 꽃이 피는 시기도 다릅니다. 모죽(毛竹)이라는 대나무 이야기를 좋아한다. 모죽이 5년동안 자라지 않는 이유가 어떤 나무보다도 튼튼한 뿌리를 5년 동안 만들고 있었다는 것. 보이지 않기에 자라지 않는 걸로 보이는 것뿐이지, 그 5년이 지나면 무려 30센티가 자란다고 합니다. 그 보이지 않는 시간을 버티는 자만이 뭐라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다."

김훈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훈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