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각급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생 간 `세 과시`와 사이버 언어폭력, 따돌림과 같은 일탈행위가 빈번해지며 교육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7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 오후 12시까지 충남청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20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욕설과 같은 모욕 관련 신고가 7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폭력 관련 신고 56건, 단순상담 53건, 기타 19건이었다. 이는 신학기 시작 이후 학생들 간 서로 `기선 제압`을 위해 더욱 강한 표현이나 폭력을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는 3월보다 4-5월 신고 건수가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는 학생들 간 관계가 정립된 4월부터 일탈행위가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신고 건수가 182건이었지만, 4월과 5월은 이보다 증가해 각각 291건과 295건이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끼리 어느 정도 관계를 맺은 4-5월은 3월보다 더욱 많은 신고가 접수된다"며 "학기초인 3월부터 쌓였던 여러 문제가 1-2개월이 지나 터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학생들의 신학기 일탈행위가 과거와 달리 비조직적·비계획적으로 변모해 이를 발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일진회`라 불리는 조직이 학기 초 계획적으로 세를 과시하고 폭력을 저질렀다면, 현재는 학생 개인이 1-2명의 소수 학생으로부터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폭력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 간 관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학기 초라는 특성 상, 직접 대면보다 상대적으로 대화하기 쉬운 휴대전화·SNS를 통해 모욕과 따돌림 등의 일탈행위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조직적인 폭력사건 등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활동이 중요하다. 학교폭력 담당자들의 교육 강화뿐 아니라 학생들의 적응을 도울 수 있도록 또래 친구 상담, 가해·피해학생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학기 초 일탈행위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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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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