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실종자를 이용해 돈을 가로챈 흥신소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아산경찰서는 실종자를 일주일 간 데리고 다니며 돈을 뜯어낸 혐의(약취유인 등)로 흥신소 사장 A(36)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12일 지적장애 2급인 B(27)씨의 가족으로부터 그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B씨는 실종 당시 어머니와 함께 다니던 회사에서 무단으로 나간 뒤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 의뢰를 받은 A씨 일당은 곧 경찰 신분증을 위조한 뒤 경찰행세를 하며 B씨의 행적을 쫓았고, 지난 17일 목포터미널 인근에서 B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B씨를 찾았다고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A씨 등은 집에 가기 싫다는 B씨의 말을 듣고는 "서울에 방을 구해주겠으니 돈을 달라"며 361만원을 가로챘고, 대부업체로부터 800만원을 대출받도록 했다. 특히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집에 가기 싫다`는 B씨의 음성을 녹취하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A씨 일당의 범행은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때문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B씨 가족이 은행으로부터 "B씨가 적금을 해지하려는데 이상한 남자와 함께 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것이다. B씨의 가족은 전화를 받은 이후 경찰에 신고했고, A씨 일당은 경찰의 탐문수사 끝에 지난 24일 검거됐다.

경찰조사결과 A씨 일당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도 가족들에게 "B씨를 찾지 못했다"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으로 흥신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은 만큼, 실종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경찰서에 신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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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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