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협 공동기획 대선주자 집중토론회 - 자유한국당 이인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27일 대전일보를 포함한 전국 유력 지방신문사들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오랜 정치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혜안으로 한국사회가 당면한 각종 난제에 대한 해법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또 노동부장관과 경기도지사 재직시 펼쳤던 정책 등을 소개하며,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대북문제와 경제 활성화, 지방분권 등에 대한 자신만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언가.

"대개혁을 통한 성장, 대통합을 통한 통일 두 가지다. 한국은 현재 세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가 리더십이 표류하고 있고, 사회·경제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안보위기가 폭발 직전이다. 차기 대통령의 임무는 이 세 가지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느냐는 것이다."

- 왜 이인제이어야 하나.

"사회·경제적 위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 능숙한 의사가 중병에 걸려 있는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수술해서 건강을 회복시키듯 차기 대통령은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동원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경험과 경륜, 그리고 온갖 시련을 견뎌낸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대통령이어야 한다. 노동부장관 재직시 고용보험을 도입해 가장 성공적인 사회보장제도로 정착시켰다. 경제투자와 성장세가 거의 정지상태인데, 복잡하게 얽힌 규제 등을 쾌도난마처럼 혁파할 수 있어야 한다."

- 특히 경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다. 비법이 있나.

"경기도지사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정책을 혁명적으로 도입해 모두 성공시켰다. 중소기업신용보증재단, 경기사이언스파크, 여성능력개발센터, 경기문화재단 그리고 도자기 및 화훼산업 5개년 계획 등이 그것이다. 경제정책의 경우 규제중심의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하며, 이를 근거로 일하는 공무원 조직도 개편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복지를 위한 봉사조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 대북정책 기조는?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북한의 체제 그 자체다. 세습된 독재, 공포정치 등이 모든 위기의 근원이다. 역대 정권은 물론 국제사회 지도자들도 모두 속았다. 미국은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북한의 체제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그 변화를 대한민국이 주도해야 한다. 북한의 악마성 체제를 옹호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북한 주민들은 물론 대다수 엘리트들도 피해자다. 이들이 변화에 대한 의지, 열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전술을 동원해줘야 한다."

- 북한의 자체 변화를 위한 구체적 전략과 전술은?

"김대중 정권 때 햇볕정책을 펼쳤는데, 포용 대상을 체제 엘리트가 아닌 일반 국민으로 했어야 했다. 남북교류 협력을 확대했는데, 그 수단으로 현금 지불을 일절 막았어야 했다. 청산 결제 구도를 통해 비전략적인 투자를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다. 이러한 과거에 대한 반성 위에서 포용의 대상을 북한 주민으로 잡고, 경협의 경우 현금 지불을 일절 배제해야 한다."

- 개헌에 대한 로드맵은?

"내정은 내각제로 하고 외정은 대통령제로 하는 프랑스식 분권형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연정이 가능하다.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는 한 연정은 불가능하다. 국회에서 협력하는 정당은 청와대 2중대가 되는 것이고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3년 정도로 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되면, 분권형 대통령제로 6개월 안에 부속법률도 마무리할 것이다."

- 지역균형발전 전략은?

"헌법개정시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2단계(광역과 기초 지자체)로 나뉘어져 있는 지방구조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 지방에 경제권을 넘겨줘야 한다. 교육자치는 교육자의 자치가 아니라 주민자치이어야 한다. 시·도지사 선거 때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하거나, 시·도지사가 의회의 승을 얻어 임명하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

- 한국당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당은 탄핵 때문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당이 분열되고 당의 지지기반들이 탄핵 후폭풍으로 흩어져 있다. 이번 경선에서 신속하게 당의 상처를 치료하고 실망한 국민들이 괄목상대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의 깃발을 높이 세워야 한다. 그래서 흩어졌던 보수민심을 신속히 결집시켜야 한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 보수 단일화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지.

"홍준표 후보는 너무 서두르고, 민심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지 못하다. 보수의 중심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왕좌왕하면 손쉽게 좌파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줄 수 있다. 탄핵폭풍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52%의 민심이 80% 이상 흩어져 못 돌아오고 있다. 보수 단일화나 반문재인 연대 등으로 초점을 흐려놓으면 민심이 한국당을 중심으로 돌아오기 힘들다. 한국당 후보가 확정되면 후보등록 전까지 강도 높게 보수의 혁신, 후보의 비전과 포부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 그 다음 개헌과 연정이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협력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강 구도가 되리라 확신한다. 국민의당은 15%, 바른정당은 5% 전후에 머물 것이다."

- 현실적으로 한국당 지지도가 낮다. 민주당과의 양강 구도가 가능하겠나.

"현재의 여론지형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형성된 여론이 아니기에 회복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민주당에서 1위 후보가 결정되면 2·3위를 지지했던 보수층들이 다시 되돌아 올 것이다. 국민의 당은 그 틈새에 있어 양강 구도에 들어올 수 없다. 바른정당은 어떤 형태로 우리 당에 다시 흡수 되느냐의 문제지 대등한 상태에서 파트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배로 일본 함대를 격퇴시켰다. 우리 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역전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 국민 여론 속에 갇혀 있다. 이미 사실상 연금된 상태다. 탄핵으로 쫓겨난 대통령을 감옥에 가두면 얻는 것보단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신뢰도와 국격은 큰 손상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불구속이 원칙이다." 서울=송신용·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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