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이차전지와 펨토초 레이저 모식도. 사진=IBS 제공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펨토초 레이저 모식도. 사진=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교수)과 군산대 화학과(이경구 교수) 공동연구진은 리튬이온 이차전지 전해질 내에서의 리튬이온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측해냈다. 이차원 적외선 분광기의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레이저로 이뤄낸 성과이다.

리튬이온의 움직임과 전달 과정이 새롭게 밝혀져 고성능 전해질 물질 개발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그동안 전해질 관찰은 분광분석과 전산모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졌지만, 정지된 장면으로 단순히 전해질 구성 물질 및 조성 정도만 확인이 가능했다.

반면 연구단이 보유한 이차원 적외선 분광기는 표적에 레이저를 쏘아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분의 1초 단위로 움직임을 포착해, 분자 탄생의 순간과 같은 찰나의 시간도 놓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은 정지화면들을 이어 붙이면 초정밀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이차원 적외선 분광기로 리튬이차전지 전해질 내 리튬이온과 전해질 용매들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용매들이 리튬이온 주변으로 모여들어 용매껍질 안으로 침투하는 모습과 전해질 용매가 리튬이온 주변을 벗어나는 과정이 피코초(1조분의 1초) 수준에서 관측됐다. 리튬이온 주변에 전해질이 용매껍질처럼 자리 잡아 고정된 덩어리 상태로 확산될 것이란 기존 학설과 달리 리튬이온을 둘러싼 용매들이 계속 자리를 바꾸며 활발히 움직였다.

조민행 단장은"이번 연구로 피코초 수준에서 용매껍질이 끊임없이 재구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기존 이온 확산 이론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뒤 "전해질 내에서의 이온 움직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자동차 및 휴대용 전자기기 보급량이 늘면서 이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연구자들은 전기에너지를 더 빠르고,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지기술 고도화는 충·방전 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의 이해에서 비롯된다. 김달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리튬이온이 전해질 속 용매에 의해 둘러싸여 나타나는 이차원 적외선 스펙트럼과 화학 평형 상태를 도식화. 사진=IBS 제공
리튬이온이 전해질 속 용매에 의해 둘러싸여 나타나는 이차원 적외선 스펙트럼과 화학 평형 상태를 도식화. 사진=IBS 제공

김달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