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단일화론엔 두가지 기류가 대립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선 후보 고지를 향해 한발 앞서 가는 유승민 의원 측은 한국당과 `보수 단일화`를 완성한 뒤 국민의당과 `범보수 단일화` 를 추진하자는 주장인 반면, 유 의원과 경선 라이벌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무성 의원 측은 한국당은 접어놓고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로 바로 직행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두 경선 후보 측이 한국당에 대해 시각과 판단을 달리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결국 누가 대선 본선행 티켓을 쥐느냐에 따라 하나의 선택지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그림이 실현될지 여부라 할 것이다. 바른정당에서 나오는 단일화론은 사실상 한수 접고 들어가겠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다. 당 지지율과 대선 후보 지지율이 정체국면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되면 본선 완주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오히려 많든 적든 표를 갈라먹게 될 것이고 이런 범보수 지지표 분산에 따른 반사이익이 어디로 갈지는 자명하다 할 것이다.
바른정당이 대선에 임하는 상황은 `흰고양이가 됐든 검은 고양이가 됐든 쥐만 잡으면 된다(黑猫白猫)`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필요할 수도 있는 일이고 불가불 그런 선택을 한다 해도 최종 판단은 유권자들 몫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창당 때 개혁적 보수 정당 기치를 내걸었던 정당이 왼쪽 오른 쪽 정당들과 협력해 대선 후보 단일화의 길을 궁리해야 하는 처지는 `흡수 당할` 가능성 측면에서 역설로 읽힌다. 또 그들이 힘을 합치자는 협상 요구에 흔쾌히 응할지도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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