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
양승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
`이 집 서비스가 엉망이네`, 우리가 간혹 식당이나 상점을 나올 때 이런 혼잣말을 하게 되면, 그 곳에는 웬만해선 다시 가지 않게 된다. 그만큼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이고, 소비자의 구매 결정은 서비스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공공영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겠으나, 그 목적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윤의 극대화가 목적인 기업의 경우와는 달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익의 실현이 이윤 극대화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대전의 대중교통은 현재 불꽃 튀는 경쟁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시내버스, 도시철도는 서로 경쟁하고 그 둘은 또한 택시와 자가용 승용차는 물론 심지어 자전거, 도보와도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는 수입금을 늘려 이윤을 얻기 위한 경쟁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경쟁인 것이다.

특히 대중교통의 가장 큰 축인 시내버스는 이용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 하에 2008년부터 서비스 평가제를 도입했다. 이는 각 운송회사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인데, 이를 통해 운송회사가 자율적으로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전은 2005년부터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어 시내버스의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은 가능해졌으나, 한편으로는 운행성과와 관계없이 운송원가 보전이 이뤄지므로 서비스의 질적 수준 하락이 우려돼 서비스 평가 방식의 도입은 필연적이었다고 하겠다. 시내버스 선진국인 덴마크(코펜하겐), 영국(런던) 등도 일찍이 서비스 평가제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다.

올해의 서비스 평가는 정시성, 승객 만족, 안전성, 친절성, 편리성 및 쾌적성, 기타 등 6개 분야 20가지 항목으로 모니터링 요원의 암행 평가, 대전시의 점검 및 확인 등으로 1년 내내 이뤄진다. 뭐니 뭐니 해도 시내버스 최고의 서비스는 제 시간에 오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출·퇴근시간 집중 배차, 운행의 정시성 준수, 교통안전도 향상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아울러 친절하고 쾌적한 시내버스 이용을 위해 승·하차 및 이동 시 배려, 운수종사자 친절한 승객 응대, 내·외부 청결도 등을 점검하게 된다.

이런 결과일까. 전화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친절한 운수종사자 추천이나 개선된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한 칭찬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아직도 불편 민원이나 다양한 지적사항 등이 적지 않지만, 칭찬이나 격려가 늘어 간다는 것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매월 모범운수종사자 표창을 받거나 서비스 평가를 통해 우수 업체 포상이 주어지게 되면 운송회사 관계자들도 뿌듯해 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해 온다. 시내버스 서비스가 날로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앞서 밝힌 대로 대중교통은 무한 경쟁의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유가의 변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시대의 트렌드나 패러다임의 변화 등과 같은 거시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시내버스는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우기 위한 서비스 품질 향상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서비스의 품질은 결국 그것을 대하는 승객의 눈높이를 따라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시내버스 정류소로 돌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따끔하지만 애정 어린 조언과 충고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양승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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