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부룩함 동반 신경성 위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등 다양한 외부요인으로 인해 소화불량, 속쓰림, 복부팽만감 등 위장 질환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속이 쓰리면서 답답한 증상은 물론, 복부팽만감이나 체하는 증상이 반복되며 식욕저하와 복통 등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데, 위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서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오거나 `신경성 위염`이라는 진단을 받는 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각종 검사를 통해서도 증상에 대한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신경성 위염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위장의 노폐물(담음, 痰飮)이 과잉 축적돼 나타나는 담적(痰積)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김용진 대림한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현대인의 위 건강을 위협하는 담적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한방에서 담(痰)= 담은 흔히 과식이나 폭식 등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섭취한 음식물이 모두 소화되지 못하고 위장에 남아 부패한 찌꺼기를 의미한다. 이 찌꺼기가 독소를 생성하는 것은 물론 위장점막을 손상시키고, 또 손상된 점막 틈으로 스며든 이후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지는 것을 담적증 혹은 담적병이라고 한다. 평소 잘못된 식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인스턴트 식품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즐겨 먹었다면 위험도는 더 높아지며 직장생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담적병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담적병의 증상= 담적병(痰積病)의 대표적인 초기증상으로는 더부룩함을 동반하는 체기가 있다. 또 트림이나 복부에 가스가 많이 차는 증상으로 시작해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위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느낌과 명치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며 역류증상, 속쓰림, 복부 팽창 등을 동반한다.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데 만성 두통, 어지러움, 피로는 물론 입냄새가 심해지고 얼굴색이 누렇게 검어지거나 기미가 끼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법= 한의학의 치료는 같은 병명이라 해도 환자의 체질이나 원인에 따라 치료법과 처방이 달라지는 1:1 맞춤의학이라는 장점이 있다. 담적병의 증상에 따른 치료법을 살펴보면, 항상 명치가 답답하고 옆구리 가슴부위가 답답하며 복부가 경직되고 무기력함을 느낄 경우 비위의 신경을 안정시키며 기능을 강화해주는 치료를 시행한다. 또 복부의 팽만감과 트림과 방귀가 잦으며 스트레스와 긴장시 복통이 심해지면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위의 신경을 안정시키는 치료를 진행한다. 위 부위가 화끈거리거나 쓰리고 구취가 올라오며 변비 증상이 있을 때는 위장의 열로 인해 생긴 것이므로, 위장의 열을 내리는 처방을 쓰게 된다.

평소 멀미를 잘하거나 기름진 음식 냄새를 맡으면 미식거림이나 구토가 잘 발생하는 증상은 위장 조직에 노폐물이 많이 쌓였지만 배출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서 생긴 병이므로,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치료를 하게 된다. 만성적으로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복부가 찬 증상은 위장조직에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서 생긴 병이기 때문에 위장에 영양공급을 해서 기능을 정상화 시키는 치료법을 시행하게 된다.

이처럼 같은 담적병이라고 해도 증상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각 치료에 따라 사용되는 한약 처방도 달라진다. 침, 뜸, 약침, 복부 추나, 고주파 온열 치료 등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는 치료를 통해 신진대사를 돕고 인체의 독소 배출에 도움을 주는 방법도 병행된다. 이러한 치료 방법 외에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함께 해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르게 되므로 담적이 의심되는 증상을 가진 사람은 우선 한의사의 상담 및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법= 담적병은 과식과 폭식, 지속적인 인스턴트 음식 섭취, 운동부족, 잦은 흡연과 음주 등 몸에 해로운 생활 습관과 식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생활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나 밀가루 음식 및 커피 등 섭취를 자제해야 하며 급하게 먹는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또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야식을 자제하고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으며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밥을 꼭꼭 씹어 먹는 등 담적병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 요구된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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