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선투표시 비문(비문재인) 원심력 확산 가능성도

- 유출 논란에 안희정·이재명 격노, 반면 문재인은 "노출 불가피한 측면 있다"며 아쉬움만 표명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민주당 경선 현장투표 결과의 사전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한 목소리로 당 선관위원장 사퇴 및 지도부의 사과를 촉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이 전날 `네거티브 프레임` 논란에 이어 연일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당내 경선 결선투표시 비문(비문재인) 연대 가능성은 물론, 본선에서의 반문(반 문재인) 원심력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전날 전국 250개 투표에서 진행된 경선 현장투표 결과 일부가 SNS 등을 통해 유출돼 부정선거 논란이 일자 분노에 찬 비판을 쏟아낸 반면, 문 전 대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해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신중하지 못했고 편향적이지 않은지 의심케하는 사건"이라며 "엄중한 진상조사와 관련자에 대한 상당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정송호 의원은 방송인터뷰에서 "누군가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선거의 공정성을 믿겠느냐"며 "자연스럽게 유출됐다고 보기는 불가능하고 조직적으로, 의지력으로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결과를 취합할 수 있겠느냐"며 특정 캠프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 지사 측에서도 거세게 반발했다. 안희정 캠프의 전략기획실장인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이 이 나라 정권을 이끌어갈 만한 능력과 자격을 갖췄는지 의심할 만한 상황"이라며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의 의구심, 선거에 참여하는 많은 당원들의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처럼 양 진영의 반발이 커진 데는 문 전 대표 진영에서 겉으론 아쉬워하면서도 내심 즐기는 듯한 분위기가 역력해 조직적인 캠프 개입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문캠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부정선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선거는 제대로 됐다"며 "불가피하게 유출될 수밖에 없었다. 단지 공식적으로 발표를 안 하기로 한 것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 전 대표 역시 "지나고 보면 룰은 언제나 아쉬움이 있다. 개표가 된다면 참관인들이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조금씩은 유출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200만이 넘는 국민 선거인단이 참여해서 민주당 경선이 축제의 장으로 돼 있는데 축제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해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수습을 강조했다.

당 선관위 측은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나, 안 지사 측에선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겠다는데 당 선관위가 주체여야 하나, 대상이어야 하나? 그것 자체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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