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고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인식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공기 청정기 구입이 줄을 잇고 있다. 빨래를 바깥에 널지 못해 실내 의류 건조기를 구입하며 올들어 매출이 작년 동기의 16배까지 올랐다. 산소 캔, 코 마스크, 공기정화식물 구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가욋돈이 들어가는 만큼 여유가 있는 가정의 얘기다. 저소득층은 구강 세척제, 마스크 등 개인위생용품에 의지하고 유리창에 차량용 필터 설치가 일반화 됐다.
국민들이 미세먼지를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헛바퀴만 도는 모양새다. 지난해 봄 황사와 미세먼지 홍역을 치른 후 종합 특별대책, 보완 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성과가 없다. 지난 21일 서울의 공기 질이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나빴다. 이날까지 발령된 초미세먼지 특보(경보·주의보)도 85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회, 2015년 51회와 비교된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돼 있고 중국의 영향을 쉽게 받는 충남 서해안 공기질도 이에 못지않게 나쁠 게 뻔하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걱정만 하고 변죽만 올릴 때가 아니다. 주요 배출원인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저감시킬 억제 대책 요구는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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