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프리즌
프리즌
배우 한석규가 악역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선한 인상에 악한 이미지를 담으면 얼마나 악랄해 보이는지를 보여주는 게 한석규다. 그는 이번에 180도 악역 변신으로 화면을 장악한다.

영화 `프리즌`에서 한석규는 죄수들을 진두지휘하는 권력자 익호 역을 맡았다. 교도관들조차 자신의 발밑에 두고 쥐락펴락하는 교도소의 절대 제왕이자 절대 악인 인물이다.

이 영화에서 프리즌(감옥)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감옥 안에서도 감옥 안에서의 모든 일들을 주도하는 브레인, 그대로 받아들이는 현실주의자, 방관자, 주변인 등 사회의 모든 부류가 존재한다.

영화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밤이 되면 죄수들이 밖으로 나가 대한민국 완전범죄를 만들어내는 교도소. 그 교도소의 권력 실세이자 왕으로 군림하는 익호(한석규). 그 곳에 검거율 100%로 유명한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이 뺑소니·증거인멸·경찰 매수의 죄목으로 입소하게 되고, 특유의 깡다구와 다혈질 성격으로 익호의 눈에 띄게 된다. 익호는 유건을 새로운 범죄에 앞세우며 점차 야욕을 내보이는데…. 세상을 움직이는 놈들은 따로 있다. 감옥 문이 열리면 큰 판이 시작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게 상위 2%라 알려져있지만 그 상위 그룹은 하위 2%와의 협작으로 기득권을 유지한다는 것, 영화는 적나라한 협착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거대 기업의 탈세 혐의를 밝힐 핵심 증인의 사망, 배후를 알 수 없는 대규모 마약 밀수입과 유통, 모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미제사건 담당 기자의 의문사….`

흔적도 증거도 찾을 수 없는 완전범죄가 처음 설계되고 시작된 곳이 만약 교도소라면? 영화 프리즌은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교정·교화하는 시설이라고 믿었던 교도소를 100% 알리바이가 보장되는 완전범죄 구역으로 탈바꿈시키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프리즌은 무엇보다 이제까지 교도소를 다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르적 공식들, 다시 말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주인공, 죄수들을 억압하는 교도관, 교도관 몰래 탈옥을 시도하는 죄수들`과 같은 설정을 가차 없이 깨뜨리는 신선한 발상과 과감한 시도로 관심을 모은다. 영화 속 죄수들은 마치 직장인이 출퇴근을 하는 것처럼 교도소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며 사건을 일으킨다. 교도소 밖의 설계책이 새로운 범죄를 준비하고, 교도소를 의심 없이 넘나들 수 있는 연결책이 준비된 계획을 전달받는다. 그리고 모든 죄수들을 진두지휘하며 완전범죄를 계획하는 교도소의 실세가 새로운 판을 짠다. 모든 준비를 마치면 드디어 감옥 문이 열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로 선발된 죄수들이 작업을 시작한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범죄의 `소멸` 지점에서 새로운 완전 범죄가 `탄생`하는 것이다. 나현 감독이 만들어 낸 감옥 현실은 사회 모습과 같아 보면서 불편함을 자아낸다. 오히려 그 공간이 감옥이라는 것에 안도하기도 한다.

김래원은 `강남 1970` 속 모습을 탈피하지 못한다.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은 영화만 연달아 찍고 있지만 그의 존재감은 함께 출연하는 배우의 압도적 존재감에 뒤로 밀린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프리즌2
프리즌2
프리즌3
프리즌3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