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과 중국의 한반도 사드배치 보복 등 현재 우리는 국내외 문제로 혼란스런 상황을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진정한 리더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상에는 생각과 이해관계가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생각과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통합해 이끌어갈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은 어둡고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해 있었다. 2년이라는 세월동안 진행된 한국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유럽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은 날로 심화되고 있었다.

당시 미국 국민은 검증된 강력한 지도자를 원했고, 그들이 제34대 대통령으로 선택한 인물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였다. 그는 리더가 부재한 정치 혼돈, 분열의 시대를 맞는 미국 국민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았다.

이 책은 역사 속 훌륭한 인물들의 리더십이야말로 단순히 말뿐인 미사여구가 아니라 그들이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살아 있는 교훈이라고 말한다. 혼란스런 정치·사회·국제 문제에 직면한 우리에게 그것을 돌파해나갈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책 안에는 `상하, 국적, 보수와 진보를 초월한 소통과 통합의 리더` 아이젠하워의 삶과 그의 리더십, 그리고 그를 불세출의 리더로 만든 자질 다섯 가지를 담고 있다. 아이젠하워는 가난한 독일 이민자 집안 출신이었다. 그는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뒤 다른 동기들이 유럽 전장에서 야전 지휘관으로 활약하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국내에서 교육훈련 장교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헌신하며 참전 기회만을 기다렸다.

그러던 중 폭스 코너, 맥아더, 조지 마셜, 루스벨트로부터 진가를 인정받으며 연합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됐고 통합된 연합군을 이끌고 사상 최대의 상륙작전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감행, 나치 독일을 패배시켰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바탕으로 전후 미 육군 참모총장, 컬럼비아 대학 총장, 나토 최고사령관을 거쳐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에게서 존경을 받은 미국 제34대 대통령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미국 국민이 그에게 열광한 것은 그의 화려한 경력 때문이 아니라 그 화려한 경력 뒤에 숨어 있는 그의 리더십과 자질 때문이다. 그는 루스벨트, 처칠, 맥아더, 마셜, 패튼 등 쟁쟁한 정치 지도자와 군 지휘관들로부터 인정받고 병사들과 주둔지 영국인, 미국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은 리더 중의 리더였다.

이 책은 그의 소통과 공감, 통합의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디데이 전날, 그는 상륙작전 첫날 투입될 낙하산부대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병사들을 모아놓고 연설을 한 것이 아니라 부대원 한 명 한 명을 직접 만나 가벼운 대화와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그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용기와 확신을 심어줬다. 그의 소통과 공감, 통합의 리더십에 감명받은 부대원들은 사기충천해 죽음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수송기를 향해 힘차게 걸어갔다.

`정직함`, `진실성`, `인류에 대한 존중` 등으로 대표되는 아이젠하워의 삶을 만나다 보면 지금 대한민국에는 어떤 자질을 갖춘 리더가 필요한 지 깨닫게 될 것이다.박영문 기자

존 우코비츠 지음·박희성 옮김/ 플래닛미디어/ 296쪽/ 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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