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협 공동기획 대선주자 집중토론회 -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22일 대전일보를 포함한 지방 유력신문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와의 `대선주자 초청 토론회`에서 의사이자 IT분야 사업가,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전문가출신답게 차분하면서도 정확한 어조로 자신의 정책비전과 공약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또한 늦깎이 정치인이지만, 당을 창당해 총선거에서 의미 있는 선전을 거두면서 축적된 정치력이 몸에 밴 듯 다소 곤란할 수 있는 질문에도 재치있게 응수하며, 이번 대선의 의미와 구도, 전망 등을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 이번 대선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나?

"대선 출마선언 때 5대 가치를 말씀 드렸다. 공정, 자유, 책임, 평화, 미래다. 가장 소중한 가치인데, 지금 가장 크게 훼손된 가치들이다. 지금 사회 현상 중 제일 심각한 것이 격차다. 5대 가치를 바로잡으면 격차는 해소될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 왜 안철수여야 하는가?

"대한민국은 엄청난 위기상황이다. 국민들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구현할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해주셔야 한다. 그 기준은 정직하고 깨끗한 리더십이라고 본다. 그동안의 정치과정에서 실제로 성과를 보여주고, 그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지금은 민주화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넘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복잡한 상황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기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토론이 가능한 수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 아울러 분열된 국론을 얼마나 잘 통합할지도 관건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안철수다."

- 개헌에 대한 생각은….

"일관되게 말씀 드렸다. 개헌은 꼭 해야 하며, 시기는 내년 지방선거 때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다. 제가 가장 먼저 제안했고, 합리적 방안이라고 언론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뜻을 같이 해주셨다. 이제는 정치권이 안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치는 시대가 아니다.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개헌이 정말 중요하다. 개헌의 방향은 첫 번째 국민의 기본권 향상이며, 두 번째는 지방분권의 획기적 강화다. 권력구조의 경우 의원내각제는 반대하며, 이원집정부제와 권한축소형 대통령제가 있는데, 국민 의사를 반영해 논의 후 결정해야 한다."

- 대북정책과 외교정책 기조는?

"대북 제재는 북한체제를 붕괴시키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조건의 협상테이블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다. 제재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적절한 시기에 물밑 접촉을 포함한 대화를 재개해 협상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 일본, 중국을 축으로 하는 동서외교에 집중했다. 이제 러시아부터 아시아에 이르는 남북외교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사드 문제는 일단 지금은 중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야 한다. 한국의 안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이고, 안보문제 해결은 우리 동맹인 미국과 공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한반도가 불안정해지면 중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정부에서는 우리의 소중한 외교 자산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중요한 역할을 부탁 드려야 한다고 본다."

- 반 전 총장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제안할 것인가.

"특사를 포함, 외교 분야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부탁드릴 것이다.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 전 총장님이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을 다니시면서 어느 정도 관계를 만드시는 게 무척 중요하다. 외교 파트너이자 국정의 중요 파트너로 생각한다."

- 지역균형 발전 전략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풀어야 할 숙제가 격차해소다. 이를 바로 잡는 게 다음 정부의 중요한 역할인데, 그 핵심이 지역 간의 격차 해소다. 이를 위해 전국 모든 지역에 골고루 적용되는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여력이 부족한데도 사업을 늘리기보다 중점을 두는 사업을 줄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잘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지역 내의 인적, 물적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한 지역 내에서만 머무는 사업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 반기문 사퇴 예언으로 주목받았다. 안철수-문재인 대결을 이야기하는데.

"미래예측력이 특별하게 탁월한 건 아니다. 정치인들의 예측이 틀리는 이유는 자기 희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저는 이해타산 고려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과 흐름을 보고 말씀 드리는 것이다. 정권교체는 확정됐다. 이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어떤 구도나 어떤 후보들이 경쟁하더라도 국민들은 결국 정권교체를 선택할 것이다. 작년 총선 때 정치인들은 `야권 분열하면 패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치인들 머리 꼭대기에서 알파고 같이 판단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역사의 흐름이다. 그러니 국민의당 후보로 제가 선출되고 민주당 후보로 문 전 대표가 선출되면 안철수와 문재인 대결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3자 또는 4자 구도로 가더라도 마지막 투표는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이다."

- 연대론이 끊이지 않는다.

"연대의 3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 탄핵 반대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는 반대하며, 둘째 정치인만을 위한 무원칙한 연대도 거부하며, 셋째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공학적 연대는 필요없다는 것이다. 지금 얘기 나오는 연대론이 이 원칙에 벗어나지 않나 생각한다."

- 지난 대선 때 문 후보에게 양보했다. 왜 그랬나. 이번엔 어떤가?

"그때는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약속 드렸었다. 그런데 문 전 대표가 3자 대결을 선언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 아니냐. 저라도 지켜야 했다.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정권교체는 확실하니까, 정면승부 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누가 더 정직하고 깨끗한지, 누가 더 유능한지, 누가 더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지, 누가 더 책임져왔는지, 누가 더 통합의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평가 받겠다. 확실한 정권교체 상황에서 두 사람 중 누가 더 좋은 선택인가를 판단하는 선거다."

- 제4차 산업혁명 대비를 강조해왔다.

"4차 산업혁명은 한 마디로 말해서 융합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한 가지 기술이 아니라 수많은 첨단기술들이 한꺼번에 발전하고,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형태로 합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미리 계획을 세워 끌고 가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민간에서 결정을 내리게 하고, 정부는 각 기능별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일자리에 관한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민간과 기업이라는 개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여건과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첫째는 교육을 혁명적으로 바꿔서 창의적 인재들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 둘째는 과학기술에 제대로 투자해서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된다. 세 번째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된다. 그래서 실력만 있으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고, 실력만 있으면 중소기업이 대기업 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된다."

- 20대 총선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저를 포함해서 국민의당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리베이트 조작 사건이 그 원인이 됐다. 당시 저는 당을 살리기 위해 책임지고 대표 내려놓았다. 그리고 인고의 세월의 보냈다. 지난 1월 판결이 나왔는데, 7명 전원이 모든 혐의에 대해 100% 무죄를 받았다. 이제 국민들께서 제대로 평가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

- 당내 호남 의원들과의 갈등설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당이 사당이 아니고, 계파정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니겠는가. 당연히 의견은 다를 수 있다.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강압적으로 통제하거나, 통일하지 않는 민주적 정당이다. 패권정당과는 다르다. 패권정당이 아니라는 증거다. 그렇지만 또 선거 때가 되면 우리 당을 위해서 모두 다 똘똘 뭉치고 힘을 합치면서 힘을 발휘하는 게 우리 당이 아닌가 싶다."

- 경선 필승 전략은?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당원과 국민들에게 누가 본선에서 문재인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누가 우리나라를 위해서 제대로 개혁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설명 드리고 지지를 호소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 본선에서 다자구도가 될 경우 불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양당 체제에 대한 혐오가 너무 넓고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합리적 보수와 온건하고 점진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 진영의 선택지가 있으면 선택을 달리하실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 국민을 믿는다. 어떤 구도에서도 국민들이 더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그 어떤 경우에도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정권교체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본다. 그러면 양당구도 중에서 누가 더 우리나라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좋은 선택인지 그렇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송신용·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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