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들의 마지막 모습은 암울함으로 기록돼 있다. 재임 중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995년 검찰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은 대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결국 구속됐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뇌물수수와 내란 혐의로 구속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한 역사의 단편으로 기억돼 있다. 군부독재 시대를 뒤로 하고 새롭게 문민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김영삼 전 대통령도 측근비리로 인해 불명예를 얻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는 한보비리 사건과 소통령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권력을 휘두르다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영광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아들이 모두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명예에 손상을 입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가족들의 뇌물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형 노건평 씨를 비롯해 아들 건호 씨 등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노 전 대통령도 대검찰청에 출두해 소환조사를 받아야 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생을 마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측근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아들도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파면당하고 오랜 시간 검찰조사를 받았다. 아직 관련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다. 역대 대통령의 절대적 권력이 낳은 비극의 역사이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있다. 차기 대통령은 부디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고 퇴임 후에도 국민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인상준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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