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대구, 소래포구 잇따라 화재 …취약지역 관리 필요

천안 중앙시장 내 소골목에 설치돼 있는 소화기. 녹이 심하게 슬어 있고 소화전은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천안 중앙시장 내 소골목에 설치돼 있는 소화기. 녹이 심하게 슬어 있고 소화전은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지난 21일 오후 9시, 천안중앙시장. 인적이 드문 가운데 일부 상인들은 영업을 마치고 비닐천막을 씌우며 좌판을 정리중이었다. 저녁 장사 중인 몇몇 식당을 제외하곤 시장 안은 고요함이 감돌고 있었다. 대로 사이로 뻗어 있는 소골목에 들어서자 고요함은 더욱 짙어졌다. 대부분의 점포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고 천장에 달려 있는 전구들만 듬성듬성 불을 밝히고 있었다.

점포가 밀집된 소골목은 화재에 취약해 보였다. 천장은 빗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비닐천막이 점포와 점포를 잇고 있었고 정리가 돼 있지 않은 전선들은 얼키설키 꼬여 있었다. 전선 대부분은 먼지가 수북히 쌓인 상태로 일부는 피복이 벗겨져 있었다. 누전이나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작은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골목 자체도 좁은 탓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

특히 일부 좌판은 나무로 돼 있는데다 덮어 놓은 비닐 천막 위로는 스트로폼, 고무대야 등이 놓여져 있었다. 대부분 화재에 취약한 물건들이 시장의 밤을 지키고 있었다. 소화시설도 허술했다. 현대화시설이 갖춰진 시장대로에는 기둥마다 소화기가 2대씩 설치돼 있지만 소골목은 소화전에 대한 표시, 안내 등이 따로 적혀 있지 않았다. 분말 소화기가 들어있는 한 소화전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고 다른 소화전은 녹이 슬어 소화기 연식 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소화기 활용은 사실상 어려워 보였다.

지난해 11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670여개 점포를 태우고 상인회 추산 1000억원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달 뒤에는 설 대목을 앞두고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100개 점포를 화마가 집어 삼켰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좌판 332곳 중 220곳이 불에 탔다. 두 달에 한번 꼴로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소방당국은 시장 3곳 모두 화재발생 원인이 전기 누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안중앙시장 또한 전통시장 시설투자가 시급하다. 그나마 주요 대로는 현대화시설이 완료됐지만 아직 시장 곳곳 소골목에 들어선 점포들은 화재에 취약한 상황이다. 소골목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삽시간에 시장 전체로 불이 번질 수 있다.

소방당국은 전통시장 화재가 잇따르면서 화재예방순찰을 강화키로 했다. 관할 소방서 뿐만 아니라 상인회, 의용소방대 등과 함께 자정 전·후로 순찰 시간을 나누고 순찰 주기 시간 또한 좁혔다. 화재진압훈련도 지속 실시할 예정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노포가 많은 탓에 화재에 취약해 항상 예의주시를 하고 있는 지역으로 최근 전통시장 화재가 이어지면서 화재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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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중앙시장 내 소골목의 한 노포에 전기선이 얼키설키 엉켜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천안 중앙시장 내 소골목의 한 노포에 전기선이 얼키설키 엉켜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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