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우리는 해외여행에 제약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 정부정책이 그렇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국민들이 쉽게 갈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했던 이유도 있었다. 1990년대 들어 해외여행이 자유롭게 되고 형편이 나아지면서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외국 유명 관광지로의 신혼여행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지 오래이며, 지금은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를 좀더 갖게 된 국민들이 가까운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니는 시대가 됐고 특히 멀게만 느껴졌던 유럽이나 북미의 도시와 문화를 보다 더 많이 쉽게 경험하게 됐다.

그렇게 우리가 다녀온 유럽의 여러 도시를 한번 생각해보자.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유럽의 도시들은 한결같이 옛 것과 새 것이 어우러진 다양한 도시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유서 깊은 성당을 필두로 도시 특유의 구조와 건축물 그리고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심지어 오랜 역사의 흐름 속에 뒤섞여진 종교적인 공간마저도 귀한 유산으로 남겨져 있다. 그런데 가만히 그들 도시를 들여다 보면 대개는 우아하고 고풍스런 시가지를 누비고 있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트램을 볼 수 있고, 그 독특한 형상의 트램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시민들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자들을 싣고 여유롭게 시내 곳곳을 이어준다. 바깥 창밖으로 비춰지는 쇼윈도의 화려함, 거리를 거니는 시민의 경쾌함, 공연을 즐기는 한가로움과 낭만이 적당하게 어우러지고 북적대는 도시의 풍경이 파노라마가 되어 스쳐간다.

이들 도시를 볼 때마다 우리는 왜 이러한 가치와 품격을 가진 도시가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는데 이제 드디어 대중교통중심도시 대전에서 트램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철도의 도시로 잘 알려진 국토의 중심부 대전에서 트램이 우리나라 최초로 운행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전시는 사람중심의 대중교통을 지향하는 도시로서 트램을 선택하고 지난 몇 년 간 선도적으로 그 책임과 역할을 다 해왔으며, 이제는 10개 이상 도시가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국회나 중앙정부의 상당한 지원이 기대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1968년 사라진 `서울의 전차`가 이제 `대전의 트램`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최초로 운행하게 될 우리 시의 트램을 행복트램이라 말하고 싶다. 민선 6기의 핵심가치인 시민행복을 드리고, 키우고, 나누는 지난 3년의 성과를 대표할 결정체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행복을 싣고 나르는 나눔의 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떻게 좋은 트램을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고, 권선택 시정의 핵심수단인 경청과 소통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시민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하고 그에 따라 성과를 낼 때 대전은 행복트램으로 도시의 가치를 더하고 품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끊임없는 경청과 소통을 위해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행복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회의와 정책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노선주변의 주민을 대상으로 여러차례 설명회를 가진 바 있으며 앞으로도 장·단점을 가리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트램 및 교통전문가 뿐만아니라 도시계획 및 경관, 문화·관광·환경 등을 망라하는 대전트램포럼을 발족했고 앞으로는 언론 및 경제계와 시민단체, 일반시민들까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형태의 미래교통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시민과 함께 좋은 트램을 만들고 대중교통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합리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정책이라 하더라도 모든 시민을 만족하게 할수 없으며 모든 도시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고 좋은 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 대전시 공무원들은 새로운 100년을 열어간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으로 생각하고 시민들과 함께 좋은 트램을 만들어 갈 것이다. 물론 시민의 협조와 동참도 중요하다. 양보와 배려의 교통문화운동에 참여하고 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기대하고 열망한다. 도시의 가치와 품격을 더하는 대전행복트램을! 임근창 대전시 대중교통혁신추진단 기획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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