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동시에 총의 굉음이 울러 퍼졌고 그 섬광 속에 총탄에 맞은 식인표범이 길길이 뛰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즉사였다.

그로서 최근 8년 동안 개척마을을 돌아다니면서 100명 가까운 사람을 죽이거나 잡아먹은 식인표범이 죽었다.

인도라는 나라는 이상한 나라였다. 힌두교의 엄격한 계급사회가 실시되고 있는 그 나라는 인명 경시의 나라였다.

승려계급을 정점으로 귀족 지주 군인등등의 계급이 있는 그 나라에서는 하위계급인 노예나 서민들의 목숨이 표범들의 밥이 되어 있어도 정부는 이렇다 할 보호를 하지 않고 있었다. 표범 한 마리가 개척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을 밥으로 삼고있어도 정부는 모른체를 하고 있었다.

인도에서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는 동물은 표범뿐만이 아니었다. 동물 생포 전문가인 가르토와 함께 인도에 갔던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인 마드리드양도 사람들을 마구 살육하고 있는 동물과 대결하고 있었다.

코끼리들이었다. 마르트라는 정신병에 걸린 수 코끼리들이 발작을 일으켜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데도 코끼리의 주인인 귀족과 지주들은 모른 체 하고 있었다. 수의사들이 정신병에 걸린 코끼리 중에는 회복의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고 그 코끼리들을 사살해야 된다고 진단했는데도 코끼리의 주인들은 코끼리를 죽이지 않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코끼리는 사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값이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코끼리의 주인들은 병에 걸린 코끼리들이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도 사살하지 않았다.

마드리드양이 돌보고 있는 코끼리는 이미 다섯 명의 사람들을 죽였는데도 코끼리 주인은 그 놈을 그대로 두고 있었다. 이번에 사육사를 죽인 코끼리는 소위 신성한 흰코끼리였다. 놈은 정확히 말하면 흰코끼리가 아니라 흰색과 회색으로 얼룩진 놈이었는데 주인은 그 놈의 몸에 흰 횟가루를 바르면서 흰코끼리라고 우기고 있었다.

그 놈은 특히 자기를 사육하는 코끼리 사육사들을 증오하여 죽였다. 마드리드양이 그곳에 도착하여 치료를 시작했을 때도 놈은 사육사를 죽였다.

사육사는 놈의 발작을 막기 위해 놈을 말뚝에 묶어 놓았는데 놈은 밤새 그 줄을 풀고 사육사를 죽였다. 코끼리에게는 코가 있었다. 사람의 손처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코는 자기를 묶어 놓는 줄을 조용하게 풀 수 있었고 자기를 묶은 사육사도 역시 조용하게 죽일 수 있었다.

마드리드양은 코끼리 주인에게 그 코끼리를 죽이라고 권고했으나 주인은 응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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