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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마법에 걸린 사회

2017-03-21 기사
편집 2017-03-21 1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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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이나 동화에는 자주 마법이 등장한다. 선량한 주인공이 마법에 걸려 악마의 탈을 쓰고 인간 본질인 양심과 진실이 마비되고 악이 지배하는 요술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가 마치 마법에 걸린 사회처럼 표류하고 있다.

정치계절마다 겪는 일이긴 하지만 대통령 탄핵 후 대선정국에 돌입하여 우리 사회는 다시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피아 간으로 대립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같은 선진민주국가처럼 제도권에서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국익과 공익우선 정책을 법에 기초해 집행하는 안정된 법치주의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특정 여론과 이익집단의 민원에 의존하는 민심정치에 지배당해왔기 때문이다. 원래 민심정치는 중요한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이지만 소수의 가공된 여론에 의해 사회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겪은 광우병쇠고기 파동,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신공항 건설, 해운조선사 구조조정 그리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벗어나 국익이나 공익이 무시되고 이해관계에 얽혀 사회갈등으로 표출된 사례가 적지 않다.

더구나 정치권은 국익에 기초한 합리적 조정보다는 국가 예산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의 몇 배를 늘려가면서 왜곡된 민심정치인 포퓰리즘에 몰입하고 있다. 마치 조선 말기 국가의 존망을 보지 못한 대원군과 명성황후 간의 패권정치 상황과 유사하여 국민은 불안하다. 더 타임스지의 전 한국주재기자 마이클 브린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야수가 된 인민이 지배한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한국의 치우친 민심정치로 인해 마법에 걸린 사회를 지적한 것이다.

작년에 옥스퍼드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탈 진실(post truth)시대'를 선정하였다. 사전적 의미는 "객관적 사실보다는 개인적 감정과 신념이 여론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나타낸다. 이처럼 탈 진실시대는 인본가치인 양심과 진실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비 양심과 거짓이 지배하는 마법사회를 만들며 이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매개체를 통하여 확산되어 사회병리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혼탁사회를 비판한 아일랜드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진실은 순수하기도 힘들고 결코 단순하지도 않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회는 비양심의 선동가들에 의해 오염되어가는 시민사회, 법보다는 힘의 논리가 우선하는 질서문화, 공익보다 사익우선의 배타적 민주주의, 도덕성 잃은 부패권력, 배려 없는 양육강식의 기업문화들이 바로 탈진실의 대표적인 증후군으로 나타난다.

마이클 브린 기자가 쓴 책 '한국인을 말 한다'에서 "한국인은 평균 지능지수 105인 세계 최고의 지능을 소유하고 있고, 가장 많이 일하는 세계 제일 부지런한 민족이며, 문맹률이 최저이고 교육열이 최고인 세계 제일의 교육국가,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가진 나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다시 우리 국민의 잠재능력을 일깨워야 한다. 탈 진실시대를 벗어나 인본가치인 양심이 지배하는 진실시대 회복을 위해서 공익을 우선하는 문화, 표심보다는 양심을 지키는 정치인, 정직하고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 국가에 목숨 바쳐 충성할 수 있는 군인, 미래를 위한 인재를 바르게 키우고 연구하는 교육자와 과학자, 공정 경쟁하며 상생하는 기업인, 양심과 정의의 편에 서는 법조인들과 같은 우리의 보편적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진영논리와 패권정쟁에서 벗어나 법치주의가 정착되고 왜곡된 민심정치가 바로서야 한다. 그러면 국민은 마법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우리 사회는 다시 희망찬 미래를 향해 발전할 것이다, 이번 탄핵판결 전문에 "오늘의 이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는 염원처럼 우리는 지금 마법에 걸린 우리 사회를 구할 주술사를 찾고 있다. 그래서 이번 새 대통령선거가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 이원묵 한밭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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