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정의를 실천하라."

안창호 헌법재판관이 한 말이다. 안 재판관은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며 성경을 인용한 장문의 보충의견을 냈다. 아모스의 구절이 "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라며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대선 예비주자들은 국민화합과 치유를 외치며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려 애쓰고 있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갈,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 또한 우리 모두는 내가 투표한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다`란 격언처럼 정치지도자가 잘못하면 배는 뒤집힐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보수, 진보를 떠나서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진일보 발전할 수 있는 통합의 정치, 통합의 사회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진보, 보수 이분법적 이념을 벗어나 하나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합리와 비합리를 따져야 한다. 끝없는 좌우 대립으로 계층간 대립을 야기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좌우 이념이 아니라 합리와 비합리의 관점으로 합리적인 사고의 도출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이념의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한가지 절대적인 이념으로 세상을 결정짓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진보나 보수나 서로 공격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서로의 지향점을 존중하고 토론하며 발전적인 정치상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을 위해 나라의 발전을 위해 이제 이념논쟁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발전적 방안들을 찾아나가야 할 때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가치중립적 공리주의 관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특정 가치에 편향되지 않고 특정 진영의 투표에 빌붙지 않으며 전체 국민의 단기적, 장기적 행복을 골고루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국민들의 입장과 소질, 다양한 견해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즉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다원주의에 입각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 국민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서로 존중하고 함께 발전하며, 그 발전의 열매를 함께 나누어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사회, 정치, 과학 각 분야에서 가치중립적 공리주의가 뿌리내리며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정치에 몸 담고 있는 대전시의원으로,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송구한 마음 금할 수가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 후 당시 여당 소속이었던 나는 중앙정치의 잘못된 모습을 지켜보며 지역 시의원으로 한계를 통감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로운 정치혁신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일이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며, 뽑아준 유권자에게 사죄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당을 탈당했다.

그리고 낮은 자세로 깨끗하고 따뜻한 가치를 가지고 시민을 섬기고, 혁신하는 보수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맡은 바 의정에 충실하며 시민의 봉사자로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정치인은 현재의 국정에 무한책임이 있기에 더욱 자세를 낮추고 진정 국민과 시민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마음으로 당이나 유력정치인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과 시민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전국적으로 국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도깨비`가 있었다.

극중에서 도깨비 신부가 심심해서, 위급해서, 필요해서 도깨비를 부를 때 언제 어디서나 바로 나타나는, 심지어 죽어서도 나타나는 약속을 지키는 도깨비와 같이, 그리고 도깨비의 상징인 초자연적인 신통력으로 현실의 소원을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것 같이, 부귀와 풍요로움의 비와 화합의 비를 뿌려줄 멋진 도깨비 정치인이 나와 국론통합을 이끌어 내고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의 기적`을 만들어 낼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안필응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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