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는 새로운 국면에 서있다. 미국 보호주의 강화, 중국 사드 보복 등 각종 불안정 속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에 놓여있다. 그 중 한국무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한미 FTA 체결이 올해로 5주년을 맞았다. 체결 당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두 나라의 새로운 도전은 5년이 지난 시점 `절반의 성공`이란 평을 받고 있다.

양국 교역량은 글로벌 무역침체 속에서도 지난 5년간 1.7% 늘었다. 상대국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아졌다. 우리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해 233억 달러로 늘어났고 미국도 서비스수지 흑자가 141억 달러로 증가했다.

한미 FTA 체결 이후 전 세계경기의 둔화 폭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돼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세계경기흐름 속에서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두 국가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상호보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미 FTA가 세계경기침체 속에서 양국의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경제적 교류는 우리 기업들의 대미투자를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면서 외교와 안보 동맹관계가 한층 더욱 두껍게 하는 효과도 얻게 됐다.

이 같은 윈윈효과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우리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며 추진 중인 보호무역주의라는 큰 벽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미 무역대표부는 한미 FTA 이후 한국과의 무역 적자가 두 배로 급증했다며 재협상을 시사하며 한층 어렵고 힘겨운 미국과의 무역거래를 예고한 상태다.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등의 이전과 다른 공격적인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을 보면 느닷없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사드 배치보복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FTA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은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한 축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정부에게 국제무역은 어느 일방이 손해를 보고 이익을 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설득과 각종 상황에 대비한 협상전략으로 한미FTA의 본래 취지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FTA가 5년 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양국 윈윈할 수 있는 무역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유무역의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김대호 지방부 청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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