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도부에서 경선방식 변경을 고민중일 때에는 사안을 진지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권역별 연설회장이 개방되게 되면 특정 후보를 선호하는 열성 지지층이 행사장 분위기를 압도할 것이고 그런 상황이 거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짐작은 된다. 그럼에도 경선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문제는 진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번 안 좋은 일이 있었으므로 권역별 연설회장에서도 또 불미스런 장면이 재연될 것이라고 예정하는 일은 현실 회피의식으로 이해된다. 이를 정당화하는 도구로써 높은 시청율을 꼽는 것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이 얼마나 수긍할는지 의문이다. 대선 후보 경선은 정당의 최대 이벤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선 본선에 진출할 최적의 대표 선수를 가려내는 작업이며, 그러면서 자당을 대표할 후보가 뽑히는 과정을 지지층과 공유할 때라야 그 후보에게 힘이 실리고 지지율도 오르게 된다. 그런데 내부 사정으로 방송토론에 그친다면 누가 본선 티켓을 거머쥐든 경선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지기 마련이다. 당장 민주당의 밴드웨건 효과가 눈에 뛴다. 어제 오후에 경선 선거인단 규모가 200만 명을 찍었다고 한다. 이런 돌풍에 비하면 한국당 사정은 빈약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대선 본선 주자끼리는 몰라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역별 연설회를 생략한다면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정권을 다투는 원내 2당인 한국당은 오히려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혀도 부족할 판이다. 권역별 연설회를 중단했을 때의 정치적 실익이 무엇인지 잘 알아서 혜량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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