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산불이 줄을 잇고 있어 비상이다. 올 들어 발생한 산불은 224건에 피해면적만 118ha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건수는 1.5배, 피해면적은 2.9배나 늘었다. 충청지역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충북에서 22건, 충남에서 11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봄 농사철로 접어들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월 이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무려 147건이나 된다. 올 들어 발생한 산불의 65%를 넘어서고 있다. 2002년 같은 기간 151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매년 발생하는 봄철 산불로 여기기엔 건수나 피해규모가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봄철에 산불발생이 유난히 많은 것은 기상여건과 무관하지 않다. 건조한 날씨와 바람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3월 기상현황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어제까지 17일 연속 전국에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평균 강우량은 5.6mm로 지난해의 12%에 그치고 있다.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여건일 뿐만 아니라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기상여건이 전부는 아니다. 대부분의 산불은 사람들의 실수나 부주의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동안 발생했던 산불 원인이 쓰레기 소각(25%), 입산자 실화(21%), 논밭두렁 태우기(17%), 건축물 화재(7%)라는 통계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결국은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수십 년 된 소중한 산림자원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사라지는 것이다.

산불로 인한 손실은 눈에 보이는 피해만이 아니다. 생태계나 환경파괴로 인한 후유증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래대로 복구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30-4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산불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산불피해를 막기 위해선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산림이나 인접지역의 논밭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산행 시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불원인 통계를 보면 이 같은 사항만 준수해도 절반은 줄일 수가 있다. 당국도 봄철 산불예방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물론 산불발생 시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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