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전 대전시장(왼쪽)이 아들 용현씨(왼쪽 세번째)와 함께 봉사활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효 전 대전시장 페이스북 캡처
박성효 전 대전시장(왼쪽)이 아들 용현씨(왼쪽 세번째)와 함께 봉사활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효 전 대전시장 페이스북 캡처
`마음이 아픈` 아들과 아버지가 이웃의 아픔을 치유하는 `사랑나눔`의 동행을 해 눈길을 끈다.

봉사활동을 통해 부자간 정(情)을 쌓아가는 주인공은 박성효 전 대전시장과 그의 아들 용현씨.

박 전 시장은 퇴임 이후, 장애를 갖고 있는 용현씨와 불우이웃 돕기를 펼치고 있다. 매주 한차례 이상 연탄 나누기 등에 참여하며 `나보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봉사의 생활화로 박 전 시장과 그의 아들은 올해 초 자원봉사인증기관(VMS) 기준 봉사 1004시간을 달성했다.

박 전 시장과 용현씨가 함께하는 사랑나눔 실천의 시작은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전 시장이 봉사에 푹 빠져 지내던 용현씨의 `길`을 함께 걷기 시작한 것.

박 전 시장은 "아들은 매주 일요일 오전 6시만 되면 나갈 채비를 모두 마치고 기다릴 정도로 봉사활동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봉사활동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올해 초 아들과 함께 한 사랑나눔으로 자원봉사인증기관(VMS) 기준 봉사 1004시간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에게 봉사활동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아들의 긍정적인 변화이다.

박 전 시장은 "우리 아이는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싫다, 나쁘다`를 말보다는 몸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악의를 갖고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놀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좋은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스스로 그런 것을 자제하려고 노력한다"며 "지금은 그런 행동이 많이 사라졌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수월해 졌다"고 강조했다.

봉사에서 많은 보람을 얻는 박 전 시장이지만, 이로 인한 고민이 없지만은 않다. 전직 시장이라는 점 때문에 `보여주기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박 전 시장은 이 같은 생각 때문인지 기자와의 만남에서도 봉사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가게 되면 항상 각자 멀리 떨어져서 일을 하고 있다"며 "같이 일을 하면 누군가는 신경을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아들의 진심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느 부모 모두 마찬가지지만 박 전 시장은 아들의 소박한 장기에도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아이는 노래를 한 번 들으면 가사를 다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고, 자기가 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실천한다"며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처럼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음이 아픈 아이들은 남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고 오직 부모가 보살펴야 한다"며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아들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