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에 사는 70대 할머니가 자신의 아파트내 장롱속에 간직해 놓은 8억 5000만 원(귀금속 1000만 원 상당)을 도난 당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중인 모양이다. 이 할머니가 중구에 사는 딸래 집에 갔다 지난 12일 밤 11시쯤 귀가했다고 하며 현금과 귀금속이 모두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난 뒤 관할 경찰에 이런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돼 있다. 큰 돈을 도둑 맞은 피해자 입장에선 적지 않은 충격일 수밖에 없으며 또 갑작스레 닥친 일로 상실감이 이만 저만이 아닐 듯하다.

문제의 장롱속 8억 도난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피해자 할머니의 인간 스토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는 대전 중구 유명 두부두루치기 맛집을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식당은 일찍이 `3대·30년 대전시 인증 맛집 업소`로 지정된 곳이며 두부 두루치기 메뉴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다. 사람들이 이 식당을 찾게 되면 제일 먼저 이 할머니와 마주치곤 했다. 그런 할머니는 1년 전 식당 운영을 아들 부부에게 맡기고 지금은 손을 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이 할머니의 수십 년 장사의 보상 격인 8억여 원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면 맞다. 한편으론 미스터리한 사건 정황과 관련해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거액을 장롱에 보관해 둔 일이 통상적이지 않다는 부분을 의아해 하고 있다. 경찰은 그런 행태가 일반적이지 않지만 도난 진술이 명확하다는 점에 근거해 수사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변에서도 피해자의 현찰 선호 성향에 따라선 현금 보관을 선호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피해자가 대전 중구 유명 식당 원조 할머니라는 사실이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누구의 집이든 빈집에 도둑이 침입해 거액을 털어간 범죄인 만큼 초동 수사의 적실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못된 도둑 때문에 `두루치기 맛`도 수난을 당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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