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주도권 다툼이 노골화하는 모양새다.

외형적으로는 황 권한대행의 빈 자리를 선점하려는 싸움이지만 멀리는 대선 이후 보수 적자(嫡子)까지 겨냥하는 양상이다.

두 당은 황 권한대행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야권 대선주자와 겨뤄볼 만한 보수 진영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져 온 만큼 일단 그 지지율 흡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KBS 라디오에 출연, "근본적으로 보수 성향의 분들이 황 권한대행에게 지지를 보냈다"며 "그 표가 어디로 가겠느냐. 우리 당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TK)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조사에 주목하면서 황 권한대행 불출마를 전후해 보수의 적통으로 올라섰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은 황 권한대행 불출마에 따라 한국당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여론조사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전날 MBN 의뢰를 받아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황 권한대행 지지자의 32.4%는 홍 지사에게 갔다.

이를 놓고 두 당은 아전인수식 해석을 했다.

한국당은 황 권한대행 주요 지지층이 강경보수 성향이었다는 점에서 한국당 주자들이 반사 이익을 봤다고 평가한 반면 바른정당은 TK 민심에 힘입어 앞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이 진영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경우 승리에 대한 희망을 걸 수 있고, 나아가 대선 이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보수 대표` 자리를 둘러싼 두 당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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