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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질문을 위해 질문, 또 질문하라

2017-03-16기사 편집 2017-03-16 0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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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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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책을 읽지만 막상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책 읽기의 달인을 찾아본다. 인문학자로부터 깊은 독법을 배우기도 하고, 또 정치인, 광고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책에서 어떻게 그들만의 인사이트를 찾는지 엿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뇌과학자는 책을 어떻게 읽을까?

KAIST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먼저 질문한다. 남들이 제시한 답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더 큰 차원의 통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과학자만 그럴까? 우리도 당장 문제가 코앞에 닥쳤다고, 편리한 해결책만 찾으면 결국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되지 않았던가. 본질을 꿰뚫는 시각을 갖기 위해선 보다 깊게 생각해 보고 반대로 고민해봐야 한다.

저자에게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 준 세계가 바로 책이다. 특히 여기 소개되고 있는 책들은 모두 저자에게 참신한 영감의 원천들이었다. 삶의 가치를 고민하게 만드는 사르트르와 랭보로부터 역발상의 지혜를 보여 주는 역사학자, 지식보다 진실을 추구했던 전문가들, 그야말로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을 실천하는 책 읽기를 보여 준다.

저자는 10대 때부터 그리스 비극 같은 여러 고전을 독파해 온 책벌레다. 이 책은 '빅 퀘스천'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저자에게 지적 상상력을 제공한 책들을 향한 오마주다. 과학자의 '빅 퀘스천'은 바로 이 책들로부터 비롯됐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책들이 과학자의 사고력에 영향을 줬을까는 매우 궁금한 점이다. 특히 이 책에서 언급된 책들은 모두 저자가 아끼는 작품들이다. 19세기 시인 랭보,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 보르헤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 보르헤스, 카프카, 베케트, 제임스 조이스 등이다.

저자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읽고 영웅이 되려고 고군분투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실 가장 추구하는 것은 작은 행복에 있다고 말한다. 또 사르트르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소개하면서 '함께 혼자' 사는 태도를 제안한다. 이처럼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거대한 물음의 조각들을 찾아 나간다.

AI를 비롯한 최첨단 기술로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적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기존의 룰만을 따를 수 없기에 무엇보다도 현상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이제 남들이 정한 룰 안에서 경쟁하기보다는 그 룰 자체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룰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오랫동안 독서광이었던 저자의 읽기 스펙트럼은 고전에서 현대까지, 문학에서 인문학으로, 자연과학에서 기술과학으로, 종횡무진 확장되고 있다. 나만의 읽기 혁명을 실천하고 있는 과학자의 책 읽기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될 것이다. 이호창 기자



김대식 지음/ 민음사/ 344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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