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극협회가 신설하려는 청년연극제가 여러 구설수를 낳고 있다.

확정되지 않은 청년연극제의 이름을 걸고 대전예술의전당 무대를 무료로 대관받아 타 지역 기획사의 공연을 올리는가 하면, 기존의 청년유니브연극제와 비슷한 성격이어서 예산 중복지원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대전연극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해까지 열린 시민연극페스티벌을 폐지하고 올해 청년연극제를 신설하겠다며 대전시에서 5000만 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100% 시비 지원을 받아 진행될 예정인 청년연극제 건은 오는 23일 열리는 대전시의회 제230회 임시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전연극협회가 개최될지 불명확한 청년연극제의 이름을 걸고 지역 연극계에 대관해주는 대전예당 무대를 임의로 활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전시는 2010년부터 지역 연극계 활성화를 위해 대전예당 등에 5-6일 정도의 날짜를 정해 무료로 대관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년 동안 대전연극협회가 주최한 시민연극페스티벌이 예당 무대에 올랐다.

올해에는 대전연극협회가 지역 연극계가 아닌 타 지역 기획사에 재대관하면서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극협회가 예당을 재대관하면서 기획사로부터 받는 후원금도 문제로 떠올랐다.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은 "타 지역 기획사는 공연의 판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와전된 것이며, 예전에 지역 연극계 후원금 명목으로 기획사에게 일정 금액을 받은 적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무료로 대관을 지원받은 점이 문제로 불거져 대관료를 내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 극단에 예당 무대에 올릴 공연을 공모했지만 마땅한 게 없어 재공모한 결과 이 기획사에 기회가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연극제가 기존 대전민예총 주관으로 진행되던 청년유니브연극제와 성격이 비슷한 점도 논란거리다. 지역 청년연극인들의 역량을 기르고 지역에서 터를 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같아 예산낭비 지적이 나온다. 지원 규모의 형평성도 불거지고 있다. 청년연극제는 5000만 원의 시비가 지원되는 것에 반해 청년유니브연극제에는 1080만 원만 지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주영 연극연출가는 "이미 4회째 열린 청년유니브연극제가 있는데 신규 사업에 5000만 원의 시비를 지원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오히려 지역 연극계의 분열만 조장한다는 비판만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