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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 말러와 긴호흡 관객은 숨죽인다

2017-03-15기사 편집 2017-03-15 14: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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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향 '밀러 교향곡 연주회'

첨부사진1청주시립합창단
대전시립교향악단이 12년 만에 다시 말러(Gustav Mahle)를 들고 무대에 오른다.

대전시향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마스터즈 시리즈 3 시즌 베스트 프로그램으로 '말러: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을 노래하다'로 관객을 만난다.

대전시향이 구스타프 말러를 연주하는 것은 2005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연주회의 타이틀은 말러의 '교향곡 제3번'.

이번 연주는 대전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임스 저드의 지휘 아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고양시립합창단, 전주시립합창단, 청주시립합창단, 극동방송어린이합창단으로 이루어진 120명에 달하는 대규모 편성이 말러 교향곡 중 가장 길고 방대한 주제로 교향곡 제3번을 전하는 시즌 베스트 프로그램이다.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말러의 교향곡은 규모부터 크다. 시립교향악단은 이번 무대 연주자를 기존 단원 외에도 호른 등 금관파트, 현악기 파트를 연주하는 인원을 기존 편성보다 더 늘려 객원 연주자로 35명이 참여하게 된다. 기존 오케스트라 단원 90명에 객원 연주자까지 모두 125명에 이르러 기존 편성보다 2분의 1 가까이 커졌다.

흔히 교향곡이 4악장으로 구성돼 있는 것에 반해 말러의 교향곡 제3번은 6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 편성, 장대하다고 할 정도로 길어진 연주 시간은 깊은 울림을 주는 무대를 선보인다.

상식을 초월한 대규모 관현악 편성에서 표출되는 말러 특유의 교향시적 음악이 펼쳐진다. 말러의 교향곡은 길기로 유명하지만, 교향곡 제3번은 연주 시간이 100분에 이르며 가장 길다. 19세기 말, 빅뱅이론도 양자역학도 없었고 원자와 분자의 개념조차 모호하던 시절, 말러는 천지가 창조되기 전의 혼란스러운 세계로부터 영원한 사랑까지, 우주의 모든 만물과 광대한 세계의 방대한 주제를 다루는 대곡을 썼다.

연주자들에게 강한 부담감과 도전의식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말러 교향곡 제3번을 대전시향이 준비한 것은 지난해 제7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제임스 저드의 강력한 의지 때문. "말러는 연주자들이 고뇌하도록 하는 작곡가이며, 이 곡을 통해 대전시향이 성장할 수 있다"는 그의 의견에 따라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연주한다.

지금도 말러는 대중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가장 마니아적인 작곡가이고, 그 중 교향곡 제3번은 말러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도전 의식을 불태우는 곡이다. 100분 동안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말러가 지상의 음악으로 노래한 천상의 세계를 치열하게 표현하고, 관객들은 그 압도적인 감성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긴 호흡의 경기와도 같다.

말러의 교향곡은 일반적인 형식의 틀을 깬다. 1악장만 30분이 넘는다는 점에서 이미 일반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어디까지가 제시부이고 어디까지가 발전부인지 명확하지 않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에는 도무지 맞지 않다. 그래서 그의 곡을 들을 때는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음악에 담긴 세계를 듣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음악이 몹시 복잡하다는 것인데, 복잡한 세상 만물을 담았으니 그런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2000년 무렵, 세기말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음악 레퍼토리의 거대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이전까지는 '난해한 음악'이라고만 여겨져 기피 레퍼토리였던 말러의 교향곡이 베토벤을 누르는 인기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곧 내 시대가 올 것"이라던 말러의 예견이 그의 사후 90년 만에 마침내 이루어졌다.

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은 "말러는 오케스트라에 수준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작곡가"라며 "말러의 교향곡은 기본 상식 틀을 벗어나 전통적인 고전 음악가들의 패턴보다 훨씬 더 음악적 스타일이 장대하게 이뤄지고 음악 기법들도 화려한 색채를 담고 있다. 그래서 말러의 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연주자에게는 새로운 도전, 그러면서도 새롭게 한 단계를 올라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의 대전시립교향악단 ☎ 042(270)8382-8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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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첨부사진3전주시립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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