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낯익은 노랫말이다. 1970년대 통기타 음악을 대표하는 `사월과 오월`의 `장미`이다. 매년 계절의 여왕 `5월`이 되면 귓가에 맴돌며 청춘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붉은 장미가 대표적이지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장미는 연인들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의 매개체다.

장미는 또 열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1908년 뉴욕 루트거스 광장에서는 1만5000명의 여성노동자들이 행진하며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빵은 생계를 위해 일할 권리, 장미는 인간답게 살 권리 즉 참정권을 의미했다. 유엔은 이를 기념 3월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 이후 매년 3월8일이면 다양한 여성 관련 행사들이 개최된다. 충남도와 충남도교육청 등 각 기관에서도 이날 더 나은 생존을 위해, 더 인간다운 삶을 위해 궐기했던 여성들의 열정을 기념하며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여직원 등에게 장미를 나눠주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15세기 영국에서는 하얀 장미를 앞세운 요크 가문과 빨간 장미를 내세운 랭커스터 가문 사이에 30년 장미전쟁이 벌어졌고 이후 장미는 영국의 국화가 됐다. 로마에서는 전쟁에 승리한 군대가 개선할 때 군중이 발코니에서 장미꽃잎을 뿌렸다.

아직 계절적으로 이르지만 최근 들어 장미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지난 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대통령 파면 선고 후 60일 내 선거가 치러져야 하는 만큼 대선 투표일은 장미가 만개하는 5월 중으로 잡힐 것이 유력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늦어도 이달 20일까지 선거일을 결정해 공고할 방침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19대 대통령 선거를 `장미 대선`이라 부르며 대선국면으로 급속히 빠져 들고 있는 이유다.

각당은 경선 룰을 속속 확정하고 대선후보 관리에 나서는 등 대선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일부 대선 주자들은 `통합`을 외치며 민심 추스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쪽에서는 적폐청산은 이제 시작이라며 강경론을 펼친다.

어찌 됐건 국민 모두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섰다. 장미의 상징처럼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리더십이 이번 대선을 통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