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둔산동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시세가 2년만에 수천만 원 오르면서 재계약자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자칫 깡통전세가 발생할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전 서구 둔산동의 공동주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크로바 아파트 101㎡(36평형)의 경우 지난달 신고된 실거래가는 4억 3500만 원으로 2년 전인 3억 5000만 원보다 24%나 올랐다. 샘머리아파트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 7000만-3억 1000만 원으로 전세가율이 80-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개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둔산동 일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갑자기 급등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갭투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앞서고 있다. 갭투자는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여러 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둔산동 지역은 학군이 좋고 학원가가 집중돼 있어 배후 수요가 충분한 데다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세종시가 청약 규제 조정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저금리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대전지역 주택 시장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갭투자 물건들은 전세 만기가 되면 다시 전세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급 물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세종시에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투자자 뿐 아니라 실수요자도 세종시나 대전 도안신도시 등 거주환경이 더 나은 곳으로 옮기면서 전세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올해 전국적으로도 입주 물량이 37만 가구가 넘는 등 지난해보다 26%나 증가한 데다 내년에는 42만 가구로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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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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