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백 만 명의 한국인이 찾는 인기 여행목적지 중 가장 위험한 두 국가는 연간 500만 명이 찾는 중국과 150만 명이 찾는 필리핀이다. 매년 이들 두 나라에서 강력범죄의 표적이 돼 살해되거나 실종되는 한국인 숫자는 각각 수십여 명에 이르고 매년 증가일로에 있어서 안타깝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베이징 등을 제외한 여타 도시와 오지로 여행을 떠날수록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급증한다. 중국으로 떠나는 한국인 여행자 숫자는 매년 증가일로에 있지만 현지의 안전관리 위협요인들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중국으로 자유여행을 가는 경우 시골·오지로 갈수록 목숨을 담보로 움직여야 한다. 한 지인은 몇 해 전 중국의 난징(南京)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중국남부지역 소수민족 마을로 여행을 갔다가 노상강도를 만나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사람들은 중국 시골사람들이 순박하리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중국의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인심이 더 각박하고 살벌하다. 언젠가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단을 태운 버스가 후난(湖南)성 어느 고속도로에서 새벽녘에 20여m 언덕 아래로 전복하고 말았다. 그 때 어두컴컴한 새벽에 플래시를 들고 나타난 현지 동네 주민들은 부상자들을 구출하는 대신 차 주변에 흩뿌려진 물건과 돈을 줍는데 혈안이었다고 현장의 한 기자는 증언했다.

중국의 문화는 역사적으로 야만적 성격이 강하다. 수천 년의 중국역사를 살펴볼 때 1900년대 초반 무렵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천인공로 할 식인야만문화가 수천 년간 버젓이 성행돼 왔다. 20세기 중국이 낳은 세계적 문호이자 `아큐정전`으로 유명한 루쉰(魯迅)은 `광인일기(狂人日記)`에서 이 식인야만문화의 악습으로 인한 폐해와 중국인들의 잠재적 사고방식에 끼친 악영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중국 역사기록을 살펴보면 그러한 악습을 허용하는 성문법도 있었다. 중국대륙 중원을 둘러싸고 오랜 동안 격렬한 전쟁이 빈발하면서 잔혹한 형벌제도가 도입된 측면도 그러한 악습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 세계사에서 그 유례가 드문 잦은 기근과 천재지변·전쟁·농업기술 낙후에서 비롯된 식량부족 등의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러한 끔찍한 악습은 중국의 변경이나 미개발 낙후지역이 아닌 장안(長安, 西安)·뤄양(洛陽)·베이징(北京)·난진(南京)·양쩌우(楊洲)·항저우(抗洲) 등의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에서 성행했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중국에서 예와 인의를 강조하는 유교가 창시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끔찍한 악습과 관련 깊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어쨌든 이 끔직한 악습이 중국인의 잠재의식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전통적으로 중국인은 상호불신의 뿌리가 깊은데 가족 구성원,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도 잘 믿지 않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래도 믿을 건 가족과 가까운 친족 밖에 없다`는 이른바 그 중국인 특유의 꽌시(關係)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2006년 9월 초 일부 인터넷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중국 관광 한국인 주부 장기적출 피살`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중국단체관광객의 경우도 저녁에 맘대로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주장해도 틀리지 않다. 중국은 지난 90년대 이후 매년 1만 건 이상의 장기이식 수술 진행되는 세계 최대의 장기이식 시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 국제인권기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문제는 그 중 상당수는 이식에 사용된 장기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위기일발의 여행목적지 중국으로의 자유여행을 실행에 옮긴다는 게 참으로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신수근<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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