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7일 금명간 탈당할 것이라고 공식선언했다.

김 전 대표가 `새로운 개혁세력 구축`을 기치로 내세운 만큼, 제3지대 빅텐트론을 포함한 정계개편 움직임에 정가의 이목이 쏠린다. 또한 당내 비문(비 문재인)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그가 당밖에서 비문연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민주당 내 경선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에서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탈당시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내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15일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총선거를 지휘할 비대위 대표로 영입된 지 13개월만이다.

그는 "내가 (이 당에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떠날 때가 돼서 떠나는 것"이라며 "모든 당이 지금 개혁입법을 외치고 있지만, 개혁입법이 하나도 진척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가 금명간 탈당을 하고나면 본격적으로 비문 진영 인사들이나 개헌파들의 결집을 시도하면서 활동 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탈당을 공식화한 이날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전격적인 회동을 갖기도 했다. 정가에선 그가 "새로운 개혁세력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특정 정당과의 연대, 제3지대 빅텐트론, 직접 출마설까지 다양한 행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파괴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내 경선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문 전 대표 측이 가장 곤혹스런 표정이다. "나는 속은 사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던 그가 당을 떠나 비문연대를 강화하면 할수록 문재인 대세론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그가 당을 떠나면서 친문 진영을 향해 "개혁입법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려 문 전 대표의 대표적 경제정책 기조가 약화될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무엇보다 비문계의 구심점인 그를 잡지 못한 것 자체가 친문 패권주의의 고착화 및 정치력 부재로 평가될 수도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당내 최대 우군을 잃었다는 점에서 반길 상황은 전혀 아니다. 김 전 대표가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피력하거나, 합류할 경우 당내 역학구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지만, 당을 떠나게 된 만큼 더 이상 직접적인 우군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문진영의 또 다른 주요 축인 박영선 의원이 합류한 만큼 김 전 대표의 탈당이 당내 비문결집의 또 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않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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