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석 대전시선관위 관리과장
최경석 대전시선관위 관리과장
최근 여야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주주총회 시 `전자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주주들이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주주총회 안건에 투표하도록 편의성을 높여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주주들의 발언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전자투표제가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제도는 `참여의 위기`를 가장 흔하게 체감할 수 있는 아파트 선거에서도 적극 도입이 필요하다. 인구의 5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고, 아파트 관리비만 해도 12조원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아파트와 관련한 분쟁이나 민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운영과 관련한 비용에 대한 집행과 관련해 내부비리가 터져 나온다. 때론 각종 아파트 이권을 노린 입주자가 아파트 대표회의를 장악하고 독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불합리한 아파트 운영의 폐해를 방지하고 관리비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주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아파트 동대표선거의 경우에 대개 누군가 하겠지 하는 생각에 무심코 그냥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다 보니 평균 투표율은 20%를 넘기가 어렵고, 과반수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방문투표까지 이어진다. 방문투표에서도 선거인은 누가 후보자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

바쁜 일상 생활중에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쉽게 투표할 수 있고, 후보자 정보도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는 전자투표 방식의 도입이 필요한 까닭이다.

전자투표는 인터넷 PC, 일반휴대폰 및 스마트 폰 등 이동통신기기를 이용해 집이나 직장에서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고, 후보자 정보도 선거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투표결과의 왜곡, 대표성 부재 등 아파트 선거와 관련한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민간선거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2013년부터 공공·사회단체, 아파트 등에서 전자투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투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구나 대전은 동구지역에서 아침마을아파트에서 온라인투표서비스가 전국 최초로 실시된 이래, 3년 여간 100건이 넘게 이용이 될 정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현재는 대전 서구·유성구 등 신도심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한번 이용한 아파트에서 지속적으로 재이용을 신청하는 등 이용자의 만족도가 아주 크다.

다만, 전자투표서비스 이용을 위해서 납부하는 소정의 수수료(1인당 약 770원)가 이용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전시에서 조례제정을 통해 그 소요비용을 2회 지원하고 있다. 구청에 사전신청을 한 후에 동대표 등 대표자 선출이나 관리규약 제·개정, 공동주택 관리방법 결정 등 입주민의 의견수렴 찬반투표를 온라인투표로 진행하고 사후에 보조금을 받으면 된다. 앞으로 아파트 선거에서 전자투표서비스가 활성화돼 아파트 입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자치능력을 향상시키는 `아파트 민주주의`가 활짝 꽃 피길 기대해 본다. 최경석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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