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시(市)는 1895년 국왕부부의 결혼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미술전을 만들었다. 이 미술전이 바로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2년마다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다. 1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비엔날레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각종 미술전이 격년제로 개최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베니스 비엔날레`가 그 기원이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엔날레는 1995년 개최된 국제현대미술제인 광주 비엔날레다. 광주 비엔날레 역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이후 1999년에는 고대 철기문화의 발흥지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탄생지인 천년고도 청주에서 공예 예술의 정수를 한곳에 모아 전시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창설됐다. 이 행사 역시 국내·외 공예를 한자리에 모아 2년에 한 번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축제로 매회 세계 60여 개국, 30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40만 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공예비엔날레로 성장했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오는 9월 13일부터 10월 22일까지 40일간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서 `Hands+품다`란 주제로 열린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공예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간다는 뜻의 `Hands`와 지역·세계를 모두 포용한다는 의미의 `품다`를 합성한 것이다.

10회를 맞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지난달 27일 개막 D-200일을 맞아 이번 행사를 지역성과 세계성을 모두 아우르는 축제의 장으로 재도약 할 것을 선언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였던 명칭에서 `국제`를 뺀 청주공예비엔날레로 명칭을 변경했다. 또 외부감독을 영입해 행사를 운영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참여시켜 전시와 공연, 부대행사 등을 진행한다. 행사 기획면에서도 대중의 높이에서 맞추기 위해 집중키로 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재미와 흥미적 요소를 더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에서다. 또 `청주를 위한 청주에 의한, 지역과 세계를 품는 비엔날레로 도약`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도 엿보인다. 비엔날레 행사까지는 2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청주를 공예의 도시로, 지역에 국한된 공예산업을 세계시장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지역문화예술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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