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 하루에 두 번

자동차 시동을 켜면

부풀어 오르는 생각들

치대고 치댄다

가속과 멈춤을 반복하다 보면

가끔은 꿈이 차지고

구름은 쫄깃해지지만

숙성의 시간이 너무 짧아

맛있는 빵 몇 개 없다

이십여 년 지났어도

제빵의 숙련도는 높아지지 않고

대부분의 반죽덩이

불완전 연소되어 배출된다

출퇴근길 따라나선 오더들

러시아워에 과열되면서

하늘로 시커멓게 날아다니는

구름빵 안개슈 노을바게트

시동을 끄면서

빵집의 셔터를 내린다

빵을 굽는 시간 있어도 정작 그 시간 지나 시인의 손에 쥐이는 빵은 없다. 그러니 여기서 빵이란 눈에 보이는 빵이 아닐지 모른다. 그런 즉, 시인이 자동차에 시동을 켜면 빵을 굽기 시작한다. 아침과 저녁 그렇게 하루 두 번씩 빵을 빚는 것. 자동차의 엔진이 돌고 예열이 시작되며 온도가 올라가면 빵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자동차가 달리는 시간을 따라 그가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닫고 상상하고 몽상하는 모든 것들이 빵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 그만큼 시는 우리 생의 밀접한 과정으로 비유되는 것이다.

시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면 그것은 손에 잡히는 시라 할 수 있을지. 빵 굽는 비유를 통해 이 시는 생을 그려내는 것. 그러니 하루의 일과 속에 우리 모든 삶은 그것이 빵을 구하는 일일지 모른다. 우리 삶이 단지 일로만 가지 않고 놀이와 휴식과 창조로 이어진다면 그건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 하여 하루의 시간 속에 상상력을 발동하여 자유의 날개를 달자. 구름 속을 훨훨 날자. 점점 부푸는 생각의 나래 저으며 천국 직장으로 가고, 다시 천국 집으로 돌아오는 것. 그러니 시동을 끄면 그때 빵집 셔터를 모두 내리는 것. 아하, 우리 모두는 빵집 공장의 공장장인 셈이다. 시인·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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