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우리의 미래다. 언뜻 `어린이가 미래다`, `청년이 미래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이 무슨 엉뚱한 이야긴지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모두의 미래는 노인이다`는 뜻이 있고, 또 우리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서는 노인들의 경륜과 경험적 자산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아봤다.

유대 격언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노인은 자기가 두 번 다시 젊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젊은이는 자기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잊고 있다`는 말이다. 곡해일 수도 있지만 심하게 말하면 우리는 노인이 되기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노인을 일컬어 공경의 의미로 `어르신`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급속히 빨라지고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노인은 어쩌면 귀찮은 존재, 심하게는 퇴물 취급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그분들의 사회 자산적인 가치는 애써 무시하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이기 때문일까.

물론 어르신들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속도는 젊은이들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살아온 경험적 자산은 책이나 첨단시대의 각종 데이터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그분들의 가치와 경험적 자산은 소중하다. 또 누구나 가야 할 길이기에 그분들의 처우와 생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민선 6기 대덕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어르신들의 윤택한 생활과 삶을 돌아보는 일이었다. 그 일에 가장 기본적인 생각은 `살기 좋은 대덕구`를 만드는 데 있었다. 그분들이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을 지낼 수 있어야 비로소 `희망 대덕`의 미래가 완성된다는 생각 말이다.

대덕구는 그동안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모두가 어르신들의 사회적인 자산 가치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돈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난제가 있지만 그래도 모두가 잘사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묘안을 짜내야 했다.

우선 어르신들이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편의·기반시설에 대한 보완을 진행했다.

9억 1700만원을 들여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 있었던 석봉1통과 중리동 됫말, 덕암동 11~15통 경로당 등 3곳을 신축하고 3억 4000여 만원을 투입해 기존 경로당의 옥상방수와 화장실, 싱크대, 보일러 등 시설에 대한 개보수를 진행했다. 아울러 노후한 냉장고와 TV, 에어컨 등 각종 물품 지원하고 어렵게 확보한 총 10억 여원의 국·시비 및 구비로 노인지회 건물 리모델링도 완료했다. 또 게이트볼 같이 어르신들이 즐기는 각종 생활체육 시설의 신축·개선에도 재정 투입도 아끼지 않았다.

시설적인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어르신들이 사회적·경제적인 역할을 찾기 위한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 진행도 매우 중요하다.

대덕구는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순회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배달강좌제를 활용한 평생교육 사업과 건강보험공단이 진행한 `100세 운동` 프로그램, 이밖에 각종 생활체육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시니어리더십 양성 프로그램 과정을 운영해 어르신들이 숲해설사나 바리스타, 동화구연, 전통예절지도사 등으로 지역에서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노인대학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으로 어르신들의 평생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대덕구는 특히 어르신들이 지역의 경제적 주체로 역할 할 수 있도록 일자리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니어클럽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세차 사업은 이제 안정기를 거쳐 어르신들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또 공정무역을 활용한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푸드트럭 사업도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품질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덕구는 앞으로 마을 개선 사업과 관련한 기간제 채용의 방법으로 어르신들의 마을 가꾸기에 적극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령자친화기업`에 대해 지원 사업을 펼쳐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을 계속 발굴하고 강구할 방침이다.

이 같은 어르신들의 맞춤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고용증진 때문만은 아니다. 어르신들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건강하고 윤택한 삶은 곧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라는 믿음이 가장 큰 추진 배경이다.

아울러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지만 돌봄서비스와 홀몸 노인 지원, 노인지회 운영자금 지원 등 재정적 지원을 통해 어르신들의 기본적인 삶에 대해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이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의미 보다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요즘 많은 이들의 걱정거리이자 더욱 열심히 벌고 열심히 사는 이유 중 하나는 행복한 노후생활 때문이라고 한다. 노후는 그만큼 예측 가능한 미래다. 노년의 삶은 우리가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다. 그렇기에 어르신들의 윤택한 삶과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은 곧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일 것이다.

어르신들의 넓은 혜안과 경험적 자산을 사회적 자산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우리의 삶에 투영하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바로 어르신은 우리의 미래이자, 탄탄한 사회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기 때문이다.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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