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살아있다] ③대전일보 신문박물관

기자(記者). 기록할 `기`자에, 놈 `자`자가 합쳐진 단어다. 말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을 뜻한다. 기자는 하루하루의 기록을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그 기록은 시간에 의해 축척돼 역사가 된다. 그런 역사가 벌써 66년이다. 대전일보는 대전·충청권에서 가장 오래된 6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대전일보는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인 `신문박물관`을 지난 2015년, 신문의날인 4월 7일 개관했다. 중부권 최초의 신문박물관이자 대전일보의 역사가 투영된 공간이다. 그곳에는 대전일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다. 남들보다 한 발 빠른 보도로 세상의 이목을 끌기도 했고, 시민들을 위한 보도로 변화된 충청권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활자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신문의 제작과정을 전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즉 신문박물관은 그동안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완성된 신문만을 배달받아 온 독자들에게 어떤 제작과정을 거쳐 신문이 완성되는지 그 제작과정은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 등을 한편의 파노라마를 보듯 곧바로 알 수 있게 하는 곳이다. 뉴스 미디어의 변화와 충청권의 발전상을 시대별, 특징별 핵심만 뽑아 구상한 5개 전시공간을 살펴봤다.

◇1실-신문이 뭔가요

신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가는 코너이다. 신문의 종류와, 신문의 역사.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삐라 형태로 발행된 대전일보 전지 속보판 등을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 신문을 제작할 때 만드는 활자와 컴퓨터 등이다. 세로 1.7m가 훌쩍 넘는 `수직카메라`부터 1세대 인쇄 시설인 `납활자`, 동판을 글 상자에 맞게 조판하는 `조판대`, 신문잉크 견본 등 지금은 보기 어려운 소품들이 가득하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큰 본체와 두꺼운 CRT 모니터가 있는 컴퓨터가 가장 신기하다.

◇2실-특종과 호외로 돌아본 대전·충청 반세기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코너이다. 66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전일보가 어떤 역할을 해왔고, 지역민들과 어떻게 호흡했는지가 압축된 공간이다. 그 중에서도 대전일보 특종 6선은 대전·충청을 넘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이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협정을 취재한 기사부터 1987년 오대양 간부와 직원 32명이 집단 자살해 사회적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킨 오대양 사건, 전주교도소 탈주범의 자살하는 순간을 단독 포착한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전주교도소 탈주범의 사진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으며 이 사진으로 인해 탈주범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당시 경찰관이 전할 정도로 중요한 사진이었다. 또 충남대 의대 설립, 대전동물원·서대전시민공원·이응노미술관 건립 등 지역의 주요한 이슈를 발굴, 관철시킨 대전일보의 활약상과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발행된 `호외` 등이 시선을 끈다.

교과서에 실린 대전일보 기사와 신문에 실린 광고를 통해 그 시대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풍자와 해학을 통해 그 시대 상황을 그린 4컷 만화와 만평, 연재 1만 회를 돌파한 신문 소설 등 대전일보의 역사가 알차게 담겨 있는 공간이다.

◇3실-기자의 방

낡은 탁자에 이것저것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다이얼 전화기`와 휴대전화에 밀려 이제는 사라진 `삐삐`, `휴대용 녹음기` 등 과거 기자들의 필수품을 알아볼 수 있는 기자의 방이다. 탁자 위에는 노트북컴퓨터 대신 원고지가 놓여 있고, 영어·국어사전 등 과거 기사작성에 필요한 도구가 있다. 지금은 노트북컴퓨터와 휴대전화만 있으면 기사를 작성하고 취재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과거에는 필요한 것들이 많았다. 잘 깎여진 연필은 기본이고 원고지, 녹음기, 사전 등 기자의 방에는 20년 전 누군가 사용했을 법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4실-신문 만들기 체험

신문박물관을 찾는 학생들이 꼭 체험하는 코스이다. 취재부터 기사작성, 편집, 인쇄까지 직접 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미래에 신문기자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자신의 이름이 박힌 신문이 인쇄되는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대전일보 `신문박물관`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신문을 제작할 수 있는 만큼 오감이 즐겁다. 미래의 언론인을 꿈꾸고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5실-영상으로 보는 언론의 역할

언론의 역할을 간략하게 알아볼 수 있는 5분 정도의 영상물이 상영된다. 66년의 역사를 지닌 대전일보 영상을 보다 보면 언론의 비판과 감시, 경제와 대안제시를 하는 역할이 중요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대전일보 신문 박물관은 게시물을 수시로 교체할 예정이다. 또 NIE 교육장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교육적인 목적에 맞게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해 새로운 교육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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