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일자리 문제해결이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10.7%라고 한다. 일본(5.2%)의 2배 수준이고, 미국(11.6%)보다도 열악하다. OECD 35개 회원국 중 최근 3년간 청년 실업률이 매년 상승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곳에 불과하다. 청년일자리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청년실업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창업에 있다. OECD(2013)에 의하면 창업 후 6년 이상인 기업은 매년 일자리가 감소하지만, 창업 5년 이내의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기업의 고용인원이 점차 줄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청년실업문제의 해법을 창업에서 찾고 있다. 비교적 창업이 활발하다는 미국도 창업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 1월 오바마 대통령은 `스타트업 활성화 계획(Start-up America Initiative)`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창업자금 직접지원, 창업가정신 교육과 프로그램 확대, 각종 규제와 장애요인 제거, 대기업과 창업기업 간 협력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러한 노력의 효과를 보고 있다. 2010년 18.4%까지 치솟았던 미국의 청년 실업률이 2013년 15.5%, 2014년 13.4%, 2015년 11.6%로 꾸준히 줄고 있다.

중국 정부의 창업 활성화 의지도 강력하다. 대중창업, 만인혁신과 함께 대학생 창업 유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서 중국은 2014년부터 2017년 4년 동안 80만 명의 대학생 창업을 목표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창업열풍이 뜨겁다. 중국 정부기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새로 등록된 기업은 262만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6% 늘었다고 한다. 하루 평균 1만 4000개의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2015년 대졸자 가운데 약 3%인 20만 4000명이 창업을 선택했다. 그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2013년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이래 대학 창업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학의 창업 강좌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창업활성화를 위한 학사제도도 안착되고 있다. 대학 산학협력활동 조사결과(2016) 대학의 창업동아리가 2012년 1933개에서 2015년 4380개로 126% 증가하였다. 창업휴학생 수도 2013년 45명에서 2015년 443명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부분은 여전히 취약하다. 창업강좌중 이론형 강좌가 75%를 차지하고 실습형 강좌는 25%에 불과하다. 2015년 학생 창업기업 861개 중 매출액 발생 기업은 262개에 그친다. 이들 창업기업도 혁신형 기술창업 보다는 아이디어 창업이 대부분이다.

청년창업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정부와 민간의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교수들의 마인드도 창업가형으로 변해야 한다. 교수들이 학생들의 창업을 독려하고 지원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교수들이 직접 창업에도 참여해야 한다. 혁신형 기술창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실패에 대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그 안전망은 창업경험을 스펙으로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이다. 기업들이 실패한 창업경험을 인센티브로 인정해 준다면 많은 청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것이다. 창업경험을 가진 청년의 채용은 기업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 창업 경험자들은 오너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도전정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창업으로 유명한 북유럽 국가의 기업들은 실패에 상관없이 창업경험자를 서로 모셔가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학창시절의 창업경험을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인정해주는 문화. 설령 실패했다 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고 격려해주는 분위기.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좋은 경험이라는 사회적 인식. 창의적이고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창업가형 인재가 활약할 수 있는 대학 문화. 이러한 문화가 청년들을 과감한 창업도전으로 이끌고 좋은 일자리 창출과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동력이 될 것이다. 최태진 한국연구재단 산학협력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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