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2월의 끝자락이다.

이제 며칠 후면 제98주년 삼일절이다.

우리가 역사적인 날을 특별히 기리는 것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또 다시 그 아픔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교훈 때문이며, 그 역사적 의미를 오늘에 되새겨 미래의 지표로 삼으려는데 참뜻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국난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하나 되었던 그 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강점하고 경제적 착취는 물론 민족의 역사와 정신까지 말살시키고자 세계 역사에도 유례없는 가혹한 박해를 가했다.

이에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은 파고다 공원에서 우리 민족이 자유 독립국가임을 선언했고, 이를 시작으로 전국방방곡곡에서 1500여 회가 넘는 만세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일본 헌병들은 무기 하나 없이 오직 태극기를 손에 들고 민족의 자유 독립을 외치는 우리 국민에게 무차별 발포와 구속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와 중상자가 발생했으며, 모진 고문 끝에 옥에서 많은 선열들이 장렬히 순국했다.

그러나 일제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태극기의 물결은 국내를 넘어 만주, 연해주,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까지 이어졌다.

이렇듯 98년 전의 만세 시위는 각계의 지도자와 민중이 혼연일체가 돼 민족의 얼을 과시한 운동이었으며, 오직 조국과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한 운동이었다.

이는 독립운동의 정신적 뿌리가 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됐고 무장독립운동 등 적극적인 투쟁으로 이어져 8·15광복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달성하는 원동력이 됐다.

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정신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이 강토에서 자유와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나 되었던 선조들과 달리 지금의 우리는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분열과 갈등이 점점 더 심해져 가고 있다.

이는 선열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오로지 애국·애족의 마음으로 지켜내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다가오는 3·1절을 맞아 그날의 정신을 되살려 분열과 갈등의 벽을 허물고 민족화합과 통일의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보았으면 한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의무이자 도리이다.

또 애국선열들의 위대한 정신을 올바로 받들어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 나가 후손들에게 희망찬 내일을 열어주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궁진 충북남부보훈지청 보상과 보상금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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