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출신 산티노 뎅씨, 충남대 토목공학과 졸업

지난 24일 충남대를 졸업한 산티노 뎅(가운데) 씨가 고국의 친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지난 24일 충남대를 졸업한 산티노 뎅(가운데) 씨가 고국의 친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남수단으로 돌아가 이태석 신부님으로부터 배운 베푸는 삶을 실천하려 합니다."

아프리카 남수단 출신인 산티노 뎅(Santino Deng·32) 씨가 충남대학교를 지난 24일 졸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산티노 씨는 이날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에서 열린 `2016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영예의 졸업장을 받았다. 산티노 씨는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익숙한 고(故) 이태석 신부와의 인연으로 한국을 알았고, 지난 5년 전 입국해 국내의 대학에서 공부를 해왔다.

그는 이 신부가 톤즈에서 생활할 때 현지어인 딩카어를 영어로 번역해 전달하는 통역사 일을 해오면서 관계를 맺었다. 이 신부는 의대를 졸업하고 사제의 길을 택해 2001년 수단으로 건너가 봉사 활동을 펼쳐오다 2010년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2011년 산티노 씨는 이 신부가 만든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한국 땅을 밟았다. 서강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료한 뒤 2013년 여주대 토목과에 입학했고, 2015년에는 충남대 토목공학과에 편입했다.

산티노 씨는 "이 신부님은 항상 남수단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때문에 대학에서의 전공을 토목공학과로 선택했다. 내전으로 폐허가 된 남수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태석 신부님을 만나면서 내 인생은 새롭게 바뀌었다. 토목공학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졸업하면 남수단에 가서 전공을 살려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충남대에서 공부했던 2년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졸업과 함께 산티노 씨는 내달 15일 남수단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남수단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수단 100개 학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남수단의 학생들에게 자신이 대학에서 배운 토목공학과 관련된 분야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대학원에서 또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