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의 한 교수가 제자 여러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6일 한남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 대학 경찰행정학과 여학생 여러 명이 경찰서를 찾아 해당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피해 학생들은 "A 교수는 폭언과 함께 옆구리를 안거나 팔뚝 안쪽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피해 학생과 A 교수를 불러 조사한 뒤 혐의 사실을 확인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황이다.

문제를 키운 것은 학교측의 미온적 대응이다.

한남대는 해당 교수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수개월 전에 인지하고도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들이 학교 상담센터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신고 이후 9개월 가량 한남대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 사이 학생들과 해당 교수는 같은 캠퍼스에서 생활하며 마주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피해 학생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대학 측은 A 교수의 직위를 해제하고 직전 학기부터 수업에서 배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A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학교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 시켰고, 직위해제와 함께 학생들에게 접촉을 금지토록 했다"며 "피해학생만 조사한 게 아니라 해당 과의 전체학생에 대한 조사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일이 생겨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호창·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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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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