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최근 옥천지역 포도밭 7곳에서 구리전선 300여m 절단해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옥천 읍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A(67)씨는 포도밭에 최근 도둑이 들어 전기가 흐르는 전선 100여m를 감쪽같이 걷어 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의 포도밭은 자동화 설비를 갖춘 비닐하우스로 전기가 없으면 통풍구를 여닫거나 온습조절도 할 수 없다.

A씨 뿐만아니라 인근농경지 6곳도 똑같은 피해를 봤다. 누군가 인적이 뜸한 농한기 포도밭에 침입해 농사용 전선 300m 가량을 잘라갔다. 전선에는 값나가는 구리가 들어 있다. 고물상에서는 구리전선 1㎏에 6000-7000원씩 거래된다는 것.

경찰은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과감히 끊어간 점에 미뤄 전기를 잘 다루거나 동종수법 전과자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 CCTV가 없고, 범행이 언제 있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수사 관계자는 "절도범이 누전차단기를 내려 전력을 차단한 상태에서 전선을 걷어간 점을 볼 때 전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며 "고물상 등을 상대로 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농사준비에 나선 A씨는 어쩔 수 없이 포도밭 전선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설치비로 80만원 비용이 들었다.

그는 "훔쳐간 전선이 몇 푼 나가는지는 모르지만, 농사 짓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설비"라며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이지만, 농사용 전선까지 뜯어가는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절도예방을 위해 최근 마을길목과 농경지 주변도로에 방범용 CCTV를 설치했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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